노동의 재미 강조하는 '촌캉스' 예능들
직관적인 재미와 힐링이 주 관전포인트
비교적 적은 제작비…PD들 제작 선호도 높아
'언니네 산지직송'에 이어 '삼시세끼'까지 '촌캉스' 예능이 시원한 바람과 함께 다시 찾아온다. 레트로의 열풍과 함께 촌캉스 또한 각광받기 시작했다. 임영웅부터 방탄소년단 멤버 진까지 모두 시골로 떠나면서 촌을 배경으로 하는 예능들이 클래식으로 자리 잡는 중이다.
최근 각기 다른 매력의 '촌캉스' 예능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 방영 중인 tvN '언니네 산지직송'을 비롯해 ENA '시골에 간 도시Z'(이하 '시골Z')와 tvN 장수 예능 대표격인 '삼시세끼' 등이 대표적인 예다.
먼저 '시골Z'는 도시에서 온 젠지(Gen-Z) 대표 연예인들이 시골 생활을 하며 진정한 '시골Z'로 거듭나는 모습을 담는다. 리얼 '힙트로' 버라이어티를 외친 배경도 흥미롭다. 주말에 가족 단위 시청층이 볼 수 있는 기획을 구상하던 중 시골에서 펼쳐지는 야외 버라이어티가 탄생하게 됐다. 현지의 특색을 부각시키면서 다양한 세대가 각자의 방식으로 시골의 삶을 즐기는 모습이 유쾌하게 담긴다.
4년 만에 돌아오는 '삼시세끼 라이트'는 10년째 같이 밥 먹는 차승원과 유해진의 삼시세끼 스페셜 에디션이다. 강원도 평창군에서 촬영이 진행됐으며 부제처럼 규모가 축소돼 가볍게 즐길 수 있다. 스케일은 작아졌지만 게스트의 스케일은 크다. 앞서 가수 임영웅의 게스트 참여 소식이 전해지면서 임영웅 팬들에겐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촌캉스' 예능들은 힐링을 수반하면서 다채로운 색채를 가미한다. MBC 파일럿 '이 외진 마을에 왜 와썹'은 통상적인 힐링 예능에서 약간의 변주를 더했다. 재미교포 가수들이 한식 재료를 구하고 한식 등을 재현하면서 이들의 새로운 감상을 즐길 수 있는 포인트를 강조했다. 또 '언니네 산지직송'은 '삼시세끼 정선 편'으로 입증된 염정아라는 히든카드를 적절하게 활용했다. 노동, 요리에 진심인 맏언니 롤로 적지 않은 웃음을 선사했던 염정아는 '언니네 산지직송'에서도 우직하게 그 캐릭터를 유지한다. 여기에 박준면 안은진 덱스까지 나란히 염정아의 뒤를 따르며 흐뭇한 미소를 자아낸다. 앞서 '서진이네2'에서 고민시가 '일 잘하는 황금 막내' 역할로 시청자들의 환호를 자아냈던 것을 떠올린다면 시청자들의 만족감을 충족시킬 케미스트리다.
지금의 촌캉스 예능 흐름은 최근 MZ세대들이 '촌캉스'에 열광하는 것과 일부분 맞닿아있다. 레트로 감성이 주류 반열에 합류하면서 몸빼바지를 입고 밭일에 매진하는 스타들의 모습이 친숙함을 자아내는 중이다. MZ세대의 두드러지는 특성 중 하나는 유니크함을 찾는 것이다. MZ세대는 희소성이 강한 것을 선호하는데 이는 여행 장소를 정할 때도 마찬가지다. 남들이 찾지 않는 숨은 명소를 구하던 중 '촌캉스'가 이목을 끌었고 각종 SNS를 시작으로 방송가까지 장악한 수순이다.
여러 PD들에 따르면 농촌 소재의 예능은 비교적 제작비가 적은 편이다. 로케이션 과정이 다소 쉽지 않은 편이지만 해외 촬영, 특정 장소 대관 등보다는 비교적 효율적인 선택이다. 여기에 익숙한 그림일지라도 평균의 웃음값이 나온다는 보장도 있다. 과도한 퀘스트나 미션보다는 평균 수준 이상의 노동만 부여해도 충분한 그림이 나온다. 의도적으로 웃음을 유발하지 않아도 되니 출연자들이 보다 진심으로 농촌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도 한몫한다. 이처럼 촌캉스 예능은 보다 직관적으로 '노동이 주는 재미'에 집중한다.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했던 여행 예능이 저물고 땀 흘리는 가치를 강조하는 촌캉스 예능의 전성기가 다시금 돌아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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