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직후 2박 4일 체코 순방
원전 최종 유치 위해 세일즈
통상 순방 후 지지율 상승 효과
尹, 19번 순방 중 세 차례만 상승세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연휴 직후인 19일 2박 4일 일정으로 체코 순방 길에 오른다. 19번째 순방이다. 역대 정권에서는 임기 초중반 외국 순방 성과를 통해 지지율 상승 효과를 얻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24조 원 규모의 원전 수주를 놓고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한 체코를 방문하는 윤 대통령이 20%에 머무르고 있는 지지율 반등의 계기로 삼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단 전망은 밝다. 지난 7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했던 윤 대통령 지지율은 순방 직후 크게 상승했다. 한국갤럽이 순방 직후 실시한 여론조사(7월 3주 차) 결과, 29% 지지율로 상승세를 탔다. 갤럽은 △방미 일정에서 별 구설이 없었다는 점 △같은 기간 발표된 체코 원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소식 등을 이유로 꼽았다. 이번 체코 순방도 24조 원이라는 국익과 직결된 이슈가 연결돼 있어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순방 효과를 잔뜩 기대하는 눈치다.
불안감도 있다. 데이터가 말해준다. 역대 대통령을 보면, 임기 초 순방을 통해 3%포인트 수준의 지지율 효과가 나타났지만 윤 대통령은 사실상 예외였다. 16일 한국일보가 18번의 윤 대통령 순방 전후로 지지율 변화(한국갤럽)를 분석한 결과, 3%포인트 이상 지지율이 상승한 경우는 3번에 그쳤다. 조 바이든 대통령 초청으로 미국을 국빈 방문했던 지난해 4월 순방 이후와 지난해 10월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등 중동 순방 직후 지지율 조사에서 33%를 기록했다. 두 번 모두 순방 직전 조사에서 30%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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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방 이후 되레 지지율이 하락할 때도 있었다. 윤 대통령은 첫 순방이었던 2022년 6월 스페인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자유 민주주의’를 앞세워 가치외교의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당시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배우자 동행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불거졌다. 순방 직후 지지율은 6%포인트 하락했다. 그해 9월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직후에는 이른바 '바이든이냐, 날리면이냐' 논란 끝에 지지율이 5%포인트 하락 추세를 보였다.
300억 달러(약 40조 원)의 투자 유치와 48개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지난해 1월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방문 직후에도 지지율은 직전과 비교해 반등하지 못했다. 수십조 원대의 '세일즈 외교'에 성공했다고 해도 곧장 지지율로 연결되지 않은 전례가 있었던 셈이다.
순방 이후 명암이 뚜렷했던 대통령실은 지지율보다 일단 원전 수주 계약을 잘 마무리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가시적 성과를 내면 국민들이 인정을 할 것이고 그런 분위기가 지지율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겠느냐는 판단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 지지율이 20%대에 머물러 있지만, 윤석열 정부의 외교나 정책 자체에 대해선 국민들 지지가 적지 않다"며 "윤 대통령은 지지율보다 결국 사심 없이 국익을 위해 일에 매진했다는 평가를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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