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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 말고 동맹 위해 HBM 공급해야”… AI 반도체도 한국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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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 말고 동맹 위해 HBM 공급해야”… AI 반도체도 한국 압박

입력
2024.09.11 07:4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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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 차관 “제조사 3곳 중 2곳이 한국”
중국 겨냥 수출통제 참여 거듭 주문도

앨런 에스테베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차관은 10일 워싱턴에서 무역안보관리원(옛 전략물자관리원)이 연 한미 경제안보 콘퍼런스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앨런 에스테베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차관은 10일 워싱턴에서 무역안보관리원(옛 전략물자관리원)이 연 한미 경제안보 콘퍼런스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한국을 상대로 인공지능(AI) 핵심 반도체를 중국에 공급하지 말라는 미국의 압박이 커질 조짐이다. 한국을 향한 미국의 대(對)중국 수출통제 동참 주문 범위가 첨단 기술 분야로 넓어지고 있다.

앨런 에스테베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차관은 1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무역안보관리원(옛 전략물자관리원)이 연 한미 경제안보 콘퍼런스에 참석해 중국이 미국과 동맹의 안보를 위협하는 첨단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며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언급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만든 고성능 메모리로 AI의 근간인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들어간다. 전 세계 HBM 시장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미국 업체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장악하고 있는데, HBM의 대중국 수출을 통제하기 위해 미국이 한국 등 동맹과 협의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최근 나왔다.

에스테베스 차관은 “세계에 HBM을 만드는 기업이 3곳 있는데 그중 2곳이 한국 기업”이라고 강조한 뒤 “그 역량을 우리 자신과 우리 동맹국의 필요를 위해 개발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그 부분에서 한국과의 협력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신중하다.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행사 참석 뒤 취재진 질문에 “미국이 아직 아무 것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가 뭐라고 얘기할 수가 없다”며 “관련 당국 간에는 그런 이슈에 대해 미국이 우리한테 협의를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에게 너무나 영향이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에스테베스 차관은 상무부가 지난 5일 양자 컴퓨팅,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 3차원(3D) 프린팅과 관련해 발표한 새로운 대중국 수출통제에도 기존 반도체 장비 분야와 더불어 한국이 참여해 주기를 바란다고 거듭 주문했다.

그는 “다른 여러 유사 입장국이 이런 품목에 대한 새로운 국가 차원의 수출통제를 이미 발표했거나 시행했고 우리는 더 많은 국가가 그러기를 예상한다. 한국도 곧 이런 통제를 시행한다고 발표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은 대외무역법 개정으로 미국 요구를 정책에 반영할 기반을 마련한 상태다.

“커넥티드카 규제 대비 시간 주겠다”

아울러 에스테베스 차관은 상무부가 추진 중인 중국산 부품 사용 커넥티드 차량 규제와 관련해 “한국 기업들이 그런 종류의 역량(규제 대상 기술)이 필요하다면 그들의 공급망을 조정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준비 시간(lead time)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자동차 기업이 미국에 수출하는 커넥티드 차량에 규제 대상인 중국산 부품을 들어갔을 경우 그런 부품을 교체할 시간을 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커넥티드 차량은 무선 네트워크로 주변과 정보를 주고받으며 내비게이션, 자율 주행,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 기능을 제공하는 일종의 ‘스마트카’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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