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서 '10월 27일 조기 총선안' 부상
총재 선거로 지지율 회복… 빠를수록 유리
조기 총선 시 신임 총리 첫 외교 무대 불참
일본 집권 자민당 내에서 '10월 27일 조기 총선안'이 부상하고 있다. 오는 27일 총재 선거를 통해 선출된 새 총재가 일본 신임 총리에 오르면, 취임 한 달을 맞기 전에 총선을 치르자는 구상이다. '계파 비자금 스캔들'로 추락한 당 지지율이 총재 선거 국면에서 회복세를 보이는 만큼, 총선을 가능한 한 빨리 실시할수록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11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자민당 내 일부 인사는 '신임 총리가 다음 달 초 중의원을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치르자'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이번 총재 선거 당선자는 10월 1일 국회에서 신임 총리로 지명될 예정이다. 일본에선 다수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데, 현재 다수당은 자민당이다. 중의원 임기 만료 시점은 2025년 10월이지만, 총리는 언제든 중의원을 해산할 수 있다.
'10·27 조기 총선' 아이디어가 제시된 것은 어차피 같은 날 이와테현 선거구 참의원 보궐선거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선거 비용을 일부라도 아낄 수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자민당이 총선을 서두르려는 이유는 지난해 연말부터 악재로 작용해 온 비자금 스캔들을 어느 정도 덮을 수 있다는 데 있다. 당 총재 선거로 자민당을 향한 일본 국민의 관심이 커진 호재를 활용하려면, 국회의원 선거도 조기에 치르는 게 유리하다고 본 것이다. NHK방송이 지난 9일 발표한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자민당은 지난달보다 1.4%포인트 오른 31.3%를 기록, 7개월 만에 30%대를 회복했다.
총재 선거 입후보자들도 대체로 '조기 총선'을 주장하고 있다. 고이즈미 신지로 전 일본 환경장관은 지난 6일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가능한 한 빨리 중의원을 해산해 국민에게 저의 개혁 과제를 신뢰하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시바 시게루 전 당 간사장도 "새 정권이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 국민에게 보여 준 단계에서 신뢰 여부를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이니치는 "비자금 스캔들로 크게 떨어진 당 신뢰도를 조기 총선으로 회복해 새 정권의 정책 추진력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경우 신임 총리는 첫 번째 외교 무대부터 불참해야 한다. 내달 10일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이지만, 10월 27일 총선을 치르면 일정을 소화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불참 가능성도 제기돼 부담이 적고, 현 총리인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대리 참석하는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어 실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야당과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이 변수다. 11월 3일 또는 10일이 총선일로 정해질 수도 있다. 장관을 지낸 적이 있는 한 자민당 인사는 마이니치에 "새 총재 선출 후 최대한 틈을 주지 말고 총선을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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