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지원금·금투세 목소리 내며 '경제통' 부각
"상위 20~30% 제외할 때 더 소비 진작"
'비명 구심점' 공간 선점? "친명 비명 관심 없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전공인 경제분야에서 '민생회복지원금 전 국민 지원 반대'를 내세우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연일 대립각을 펼치고 있다. 수도권 유일의 민주당 출신 광역단체장으로서 체급을 보다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더불어 대선을 2년 반 앞두고 '대권 잠룡'으로 자리매김하려는 목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김 지사는 11일 MBC 라디오 전화인터뷰에서 “전 국민에게 25만 원을 지원하는 것보다는 어렵고 힘든 계층에 두텁고 촘촘하게 지원하는 것이 여러 면에서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당론인 ‘전 국민 25만 원 지급’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전 국민 민생지원금은 지난달 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뒤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다시 국회 논의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지난 7일 김 지사가 유튜브 삼프로TV에 출연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뒤, 이한주 민주연구원장 등 당내 친이재명(친이)계 인사들이 비판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출신인 김 지사는 “상위 20~30%를 제외한 중산층, 서민에게 지급하면 훨씬 소비 진작이 많이 된다”며 경제 논리를 강조했다. 더불어 “당내에서도 이 정도 정책 토론은 굉장히 생산적인 것”이라며 논쟁의 불씨를 살리려는 모습도 보였다. 이 대표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를 향해 “차등지원, 선별지원이라도 하자”고 촉구하는 등 논쟁이 소강상태로 접어드는 분위기를 의식한 발언이다.
김 지사는 금융투자소득세와 관련해서도 "유예론은 무책임한 폭탄 돌리기"라고 주장했다. "관련 이슈를 다 테이블에 올려놓고 전면 개정하는 방식으로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이 역시 시행과 유예 사이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당내 상황과 차별화하는 것이다. 김 지사는 앞서 전국당원대회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헌당규 개정안에 이의가 있다”며 민주당이 ‘당권-대권 분리규정’에 예외를 두려는 것을 공개 반대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지사가 일극체제의 굳혀가는 이 대표의 대안으로서 입지를 굳히려 한다는 분석이다. 대권 행보에 시동을 거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대표 관련 재판 선고 이후 비이재명(비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 리더십 문제가 부각되면, 김 지사를 비롯한 이른바 ‘신3김’(김 지사·김부겸 전 총리·김경수 전 지사)이 대안으로 거론될 수 있다는 점을 노린다는 것이다.
실제 비명계 구심점이 눈에 띄지 않는 가운데 현역 광역단체장인 김 지사가 이 공간을 선점할 수 있다는 평가가 없지는 않다. 전해철 전 의원이 경기도 도정자문위원장을 맡은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김 지사는 “비명이다 친명이다 반명이다 그런 것은 관심도 없다”며 “지금 개인 대권 행보에는 관심이 없고, 민주당이 정권교체를 하는 데 역할이 있다면 해야 하는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