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폐쇄 촉구 기자회견
"거제씨월드 고래 잔혹사에 16번째 죽음이 기록되지 않도록 해양수산부와 경상남도, 거제시는 지금이라도 최선을 다해 시설을 폐쇄하라."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와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은 12일 경남 거제시 일운면 돌고래쇼업체 거제씨월드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거제씨월드 폐쇄를 촉구했다. 이들은 수족관 허가권자인 경상남도와 관할 부처인 해양수산부의 적극적 행정 조치를 요구했다.
이들은 "경상남도는 동물원 및 수족관에 관한 법률 개정 이후 지난 3월 실시한 합동 점검에서도 시설 개선 권고에 그쳤다"며 "거제씨월드 규제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수부는 올해 4월 거제씨월드에서 출산한 새끼 돌고래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신규 개체 보유 금지 위반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시유지를 무상으로 대여해주는 등 동물학대시설 건립을 부추긴 거제시는 지금이라도 토지 환수를 통해 지난 잘못을 씻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해수부는 수족관 내 출산이 신규 개체 보유 금지에 해당되는지에 대해 경찰 수사 결과를 기다려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률 자문 결과 동물원수족관법 제2조 '보유 동물'의 정의에 증식된 동물이 포함된 건 맞지만, 같은 법 제15조 제2항에서 동물원·수족관이 보유해서는 안 되는 대상으로 규정한 '관람 등의 목적으로 노출 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폐사 또는 질병 발생 위험이 있는 종'에 증식된 동물이 포함되는지 여부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해수부 해양생태과 관계자는 "시민의 이익이나 권리를 제한하는 경우 법을 보수적으로 해석하는 게 판례라 처벌은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다만 처벌할 수 없다고 해석하기도 어려워 유권해석을 유보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동물단체들이 지난 4월 큰돌고래 '아랑이'의 출산이 '불법 증식'에 해당한다며 거제씨월드를 동물원수족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것에 대한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해수부는 당장 행정조치가 어렵다고 해도 검사관 제도를 통해 수족관 감시, 감독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다음 달 중 검사관을 위촉하고 사육환경을 점검하고, 문제가 있으면 시정명령 조치를 내리는 등의 조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거제씨월드에서는 지난달 28일 태어난 새끼 큰돌고래가 열흘 만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에만 세 번째 돌고래 사망이며, 지난 10년간 이곳에서 죽어나간 돌고래는 15마리에 달한다.
연관기사
업체 측 암수구분 한다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워
이처럼 수족관 내 출산이 반복되는 것은 업체가 암수구분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적으로 효과가 낮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남도청에 따르면 거제씨월드에 확인한 결과 그물망으로 암수 분리를 하고 있지만 발정기가 되면 수컷이 그물망을 뚫을 정도의 힘을 발휘하고 심한 스트레스를 보여 분리 사육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아 동물자유연대 사회변화팀장은 "이미 법 조항이 명확함에도 해수부와 경상남도 모두 법 해석을 이유로 책임을 미루고 있다"며 "전시 시설에서 고통받는 동물의 상황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관리∙감독 기관이 업체 사정만 신경 쓰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현재 거제씨월드가 보유한 고래류는 큰돌고래 7마리, 벨루가 3마리로 총 10마리다.
관련 이슈태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