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키토키 폭탄 20명 사망"... 사상자 약 3270명
이 "전쟁 중심 북부로"… 레바논 남부 공격 가능성
'보복' 다짐 헤즈볼라, 19일 지도자 계획 발표 주목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무선호출기(삐삐) 폭탄 공격에 이어 무전기(워키토키) 연쇄 폭발까지 발생하면서 이틀 만에 사상자는 3,200명 이상으로 불어났다. 이스라엘은 사건 책임을 부인하지 않는 식으로 배후설을 사실상 인정하고 있다. 나아가 헤즈볼라 전력이 집중된 레바논 남부·이스라엘 북부 접경에서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뜻도 거듭 시사했다. 헤즈볼라 또한 복수를 벼르는 상황이라 확전 우려는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일제' 상표 워키토키 폭발로 470명 사상
19일(현지시간) 영국 로이터통신,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레바논 보건부는 전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등에서 발생한 워키토키 폭발로 최소 20명이 사망하고 45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17일 삐삐 폭발로 사상자 약 2,800명(사망자 12명)이 발생한 지 하루 만에 비슷한 공격이 감행된 것이다. 피라스 아비아드 레바논 보건부 장관은 "복부 및 뇌출혈 등 심각한 부상을 입은 이들이 많아 사망자 수가 증가할 수 있다"고 중동권 알자지라방송에 말했다.
삐삐에 이어 '폭탄'이 된 워키토키의 정체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로이터는 폭발한 워키토키를 분석한 결과 일본 통신기기 제조사 '아이콤'(ICOM)의 제품(모델명 IC-V82)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 세계적으로 약 16만 대가 팔린 IC-V82는 2014년 단종됐다. 아이콤은 폭탄이 된 워키토키 제조 사실을 부인하면서도 자사 제품 여부를 확인해 보겠다고 밝혔다.
알자지라는 또 18일 워키토키 외에도 휴대전화, 노트북, 지문인식장치 등 다양한 전자기기가 잇따라 터졌다고 보도했다. 태양광 패널 등 다른 기기가 폭발했다는 보고도 이어졌다.
"새로운 전쟁 단계"... 공격 인정한 이스라엘
'이스라엘이 공격 직전 미국에 알렸다' '이스라엘 해외 정보기관인 모사드가 개입했다' 등 이스라엘 공격설을 뒷받침하는 정보가 쏟아지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통신기기 연쇄 폭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다.
다만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공격을 강화하겠다는 의욕을 여러 경로로 드러내고 있다. 이는 폭발 사건 책임을 사실상 인정하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8일 "이스라엘 북부 주민을 안전하게 집으로 돌려보내는 게 우리의 임무"라고 말했는데, 헤즈볼라와의 공방 탓에 대피 중인 이스라엘 북부 주민 6만 명의 원래 주거지 귀환을 언급한 것 자체가 전면전 확전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됐다. 같은 날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은 "전쟁의 새로운 단계가 시작됐고 중심은 이스라엘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레바논 접경지 긴장 고조
실제로 이스라엘·레바논 접경지 무력 충돌 수위는 올라가고 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이스라엘 공군이 18일 레바논 남부 치히네 등 6개 지역에 있는 헤즈볼라 관련 시설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는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 북부 네베 지브에 있는 IDF 진지를 겨냥한 로켓 발사 등 4번의 공격을 수행했다고 전했다.
헤즈볼라는 18일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은 반드시 정당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며 보복을 다짐한 상태다. 아직 구체적 움직임은 없으나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의 19일 통신기기 연쇄 폭발 공식 입장 발표 때 관련 보복 계획이 언급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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