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 거론하며
"싸울 준비 됐나, 싸우면 이긴다"
바이든 여사도 가세해 지원사격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한달 반 앞둔 가운데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경합주를 찾아 여성 '재생산권'(출산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시키고 나섰다. 선거전이 막바지로 향하면서 그동안 여러 차례 선거 때마다 민주당이 주도권을 쥐었던 재생산권 의제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20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대선 경합주인 조지아주 애틀랜타 연설에서 임신중지(낙태)권을 놓고 "정부가 여성에게 무엇을 하라고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의 주요 참석자는 여성 유권자들이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 재집권 시 그가 전국적인 낙태 금지법을 추진할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보수 성향 연방대법관 3명을 임명해 2022년 연방 차원에서 임신중지권을 헌법으로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를 이끌어냈고, 스스로도 이를 자랑스러워했다는 것이다.
이 판결 폐기 직후 조지아주에서 시행된 '임신 6주 이후 낙태 금지 법' 탓에 인근 주에서 낙태약을 처방받았다가 합병증으로 숨진 여성의 사연도 거론했다. 그는 "여성을 신뢰하는가. 생식의 자유를 믿는가. 미국의 약속을 믿는가"라고 질문한 뒤 "그것을 위해 싸울 준비가 돼 있는가. 싸우면 이긴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저녁 역시 경합주인 위스콘신주 매디슨 유세에 나서 "의회가 생식의 자유를 회복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 미국 대통령으로 나는 자랑스럽게 서명해 법으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당선 시 낙태권 보장과 체외인공수정(IVF) 시술 허용 등을 위한 연방 차원의 입법에 적극 나서겠다는 공약이다.
퍼스트레이디인 질 바이든 여사도 해리스 부통령을 위한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날 남편 조 바이든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 처음 참석해 여성 보건 서비스 강화를 위한 백악관의 구상을 직접 설명한 것이다. 그는 "여성 건강에 대한 연구와 자금이 부족하고, 심장병과 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여성의 질병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예방할지에 대해 우리는 거의 아는 것이 없다"며 "여성을 위한 혁신적 건강연구를 장려하기 위해 민관 모두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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