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尹과 다른 색깔이 뭔가"... 한동훈 발목 잡는 '애매한 리더십'
알림

"尹과 다른 색깔이 뭔가"... 한동훈 발목 잡는 '애매한 리더십'

입력
2024.09.23 04:30
4면
0 0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23일 취임 두 달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국민의힘 최저 지지율
당정 간 디커플링 실패… 여야의정 등 '표류'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체코 공식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 공군 1호기에서 내려 환영 나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체코 공식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 공군 1호기에서 내려 환영 나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개혁의 동력은 100일이다."

국민의힘 계열 정당에서 당 지도부를 지낸 인사는 22일 이렇게 말했다. 당대표 취임 초기 지지세를 등에 업고 새 면모를 드러내지 못하면 죽도 밥도 안 된다는 것이다.

23일로 취임 두 달을 맞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게 꼭 들어맞는 말이다. 국민 눈높이를 외치며 개혁의 선봉을 자임했지만 방향을 잃고 표류하는 모습이 곧잘 눈에 띈다. 수치로도 알 수 있다. 13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10~12일 조사·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인 28%로 추락했다. 한 대표가 당선된 7월 4주 차(35%)와 비교해 7%포인트 떨어졌다. 한 대표 취임 이후 가장 높았던 지지율은 35%로 김기현 전 대표가 물러난 지난해 12월 2주 차(36%)보다 외려 1%포인트 낮다. 사실상 컨벤션효과(전당대회 직후 지지율이 올라가는 현상)가 없었단 뜻이다.

그래픽=신동준 기자

그래픽=신동준 기자

주된 원인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실패한 탓이다. 특히 한 대표가 대통령실에 할 말을 하는 듯하면서도, 갈등을 피하려는 애매한 리더십 탓에 원내 설득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무성하다. 채 상병 특검이 대표적이다. 전당대회 출마 당시 제3자 추천 특검을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했지만, 당선 이후 "의원들을 설득해 당론으로 관철시킬 것이다"라며 무책임한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추석 전 가동하려던 '여야의정 협의체'도 마찬가지다. 의료계를 설득하기 위해 내년도 의대 증원까지 논의할 수 있다며 배수진을 쳤지만 정부와 당내 반대를 넘지 못했다. 야권이 김건희 여사 특검을 앞세워 파상공세를 펴는데도 어떻게 부정적 여론을 돌릴 것인지 한 대표의 해법을 알기 어렵다.

이에 한 대표의 '선명한 리더십'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재섭 의원은 21일 한 방송에 나와 "여당 내 어떤 갈등도 일으키지 않고, (당을) 이끌어갈 수 있단 생각은 버려야 한다"며 "그건 국회의 생리와 맞지 않다. 자신을 도와줄 의원을 빠르게 확보해 가시적으로 보여줄 시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한 재선 의원은 "간단히 말해 대통령과 사이가 좋네, 나쁘네만 갖고 두 달간 설왕설래를 해온 것"이라며 "한동훈이 이끄는 국민의힘이 윤석열 정부와 어떻게 다른지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10월 말 취임 100일을 맞는다. 상황이 바뀔 가능성은 희박하다. 10월부터 국회 국정감사가 시작되는 터라 원외 인사인 한 대표가 끼어들 공간이 넓지 않다. 10·16 재·보궐선거 4곳 가운데 호남이 아닌 부산 금정구청장, 인천 강화군수 선거에서 패할 경우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당 관계자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취임 100일 만에 정강정책을 개정하고 당명을 바꿨다. 광주 5·18 묘역에서 무릎을 꿇었던 것도 그때"라며 "한동훈의 정치가 어떤 것인지 선명하게 보여줘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김도형 기자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