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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리아 세트 두 개 배달 땐 2600원 더 낸다…말만 무료 배달에 소비자는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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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리아 세트 두 개 배달 땐 2600원 더 낸다…말만 무료 배달에 소비자는 한숨

입력
2024.09.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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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부터 배달가 비싼 이중 가격제 시행
배달앱 무료 배달 따른 수수료 인상 여파
소비자 부담, 사실상 무료 배달 전과 같아

롯데리아는 24일부터 단품 메뉴, 세트 메뉴의 포장가를 매장가 대비 각각 700~800원, 1,300원 올린다고 23일 밝혔다. 사진은 한 배달 오토바이가 서울의 한 롯데리아 매장을 지나가고 있는 모습. 뉴시스

롯데리아는 24일부터 단품 메뉴, 세트 메뉴의 포장가를 매장가 대비 각각 700~800원, 1,300원 올린다고 23일 밝혔다. 사진은 한 배달 오토바이가 서울의 한 롯데리아 매장을 지나가고 있는 모습. 뉴시스


롯데리아가 배달용 햄버거 세트 메뉴 가격을 1,300원 높인다. 배달가를 매장가보다 비싸게 받는 이런 이중 가격제는 롯데리아 등 대형 프랜차이즈는 물론 개인 식당 사이에서도 퍼지는 중이다. 배달의민족(배민)이 무료 배달 시행 이후 식당에 중개수수료를 높인 뒤 그 영향으로 외식업체가 배달가를 올리면서 부담은 소비자에게 돌아가고 있다.

롯데리아 운영사인 롯데GRS는 24일부터 약 1,300개 전국 매장에서 단품 메뉴, 세트 메뉴의 배달가를 매장가 대비 각각 700~800원, 1,300원 올린다고 23일 밝혔다. 햄버거 배달 주문이 보통 세트 메뉴 2, 3개로 이뤄지는 점을 고려하면 소비자 배달 땐 매장에서 먹을 경우보다 2,600~3,900원을 더 내야 한다.

이중 가격제는 롯데리아를 비롯해 맥도날드 등 햄버거 프랜차이즈가 2010년대 초반부터 채택하던 방식이다. 배달앱이 보편화하기 이전에 자체 배달을 가동하면서 배달가를 높여 받았다. 맥도날드, 버거킹이 이중 가격제를 계속 시행한 반면 롯데리아는 2021년 10월부터 배달가를 매장가와 똑같이 맞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배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이중 가격제도 비판을 받자 내린 판단이었다.

롯데리아는 이중 가격제 재도입 이유로 배민, 쿠팡이츠, 요기요 등 배달앱 3개 회사가 4월부터 벌이고 있는 무료 배달 경쟁을 제시했다. 배달앱이 무료 배달에 따른 수익 감소를 메우기 위해 높은 중개수수료를 내게 하면서 가맹점주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특히 업계 1위 배민이 8월 9일 중개수수료율을 6.8%에서 쿠팡이츠와 같은 9.8%로 올린 게 결정적이었다.




"적정 배달료, 공론화 과정 필요"


19일 서울의 한 패스트푸드 전문점에서 배달 기사가 포장된 음식을 배달통에 담고 있다. 뉴시스

19일 서울의 한 패스트푸드 전문점에서 배달 기사가 포장된 음식을 배달통에 담고 있다. 뉴시스


무료 배달과 중개수수료 인상으로 배달가를 높인 곳은 롯데리아뿐이 아니다. 다른 햄버거 프랜차이즈인 프랭크버거가 최근 이중 가격제를 적용한 데 이어 맘스터치 역시 도입을 들여다보고 있다. 개인 식당들도 배달앱의 중개수수료가 과도하다면서 배달가를 속속 높이는 중이다. 업계는 교촌치킨, BBQ, BHC 등 배달 음식 1순위인 치킨 프랜차이즈까지 이중 가격제를 채택할지 주목하고 있다.

배달앱이 배달비를 받지 않기로 한 지 반년 만에 이중 가격제가 확산하면서 음식 주문 비용은 사실상 무료 배달 이전으로 되돌아갔다. 롯데리아를 예로 들면 세트 메뉴 두 개를 시켰을 경우 추가로 발생하는 요금 2,600원이 기존 배달비 2,000~3,000원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외식업체가 이중 가격제를 유지한 가운데 배달앱이 무료 배달을 종료한다면 소비자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배민은 무료 배달을 제공하는 대가로 월 3,990원의 요금을 고객에게 부과하는 배민클럽을 시행하고 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이중 가격은 적절하지 않은 조치이나 배달앱이 무료 배달에 따른 비용을 식당에 떠넘긴다는 점을 감안해서 봐야 한다"며 "적정 배달료를 얼마로 매길지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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