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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학교폭력 피해자" 응답률 11년 만에 최고… 초등생이 가장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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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학교폭력 피해자" 응답률 11년 만에 최고… 초등생이 가장 높아

입력
2024.09.25 14:40
수정
2024.09.25 15:31
1면
0 0

교육부, 2024년 1차 학폭 실태 조사 결과 발표
초중고 피해 응답률 2.1%로 2013년 이후 최고
사이버폭력 7.4%·성폭력 역대 최고 수준 5.9%
"초등생 맞춤 대책 필요·학폭 인식 개선 강화"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학교폭력(학폭) 피해를 본 초·중·고등학생 비율이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초등생 비율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어나고, 사이버 폭력과 성폭력도 증가하고 있어 학폭 예방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폭 피해” 초등생 4.2% 역대 최고

학교폭력 실태조사 연도별 피해 응답률. 그래픽=송정근 기자

학교폭력 실태조사 연도별 피해 응답률. 그래픽=송정근 기자


최근 5년간 학교 폭력 실태 1차 전수조사 학교급별 피해응답률. 교육부 제공

최근 5년간 학교 폭력 실태 1차 전수조사 학교급별 피해응답률. 교육부 제공

교육부는 ‘2024년 1차 학교폭력 전수조사’와 ‘2023년 2차 학교폭력 표본조사’ 결과를 25일 동시에 발표했다. 학폭 실태조사는 매해 1차 전수조사와 2차 표본조사로 두 차례 진행된다. 올해 1차 조사는 4월 15일부터 5월 14일까지 전국 17개 시도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3학년 학생 398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2023년 2차 표본조사에는 지난해 9월 18일부터 10월 17일까지 초4~고2 학생 전체의 4%인 19만 명이 참여했다.

올해 1차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2.1%(6만8,000명)는 “학교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답했다. 학폭 피해 응답률은 코로나19 유행으로 등교하지 않고 원격 수업이 진행됐던 2020년(0.9%) 크게 줄었다가 2021년(1.1%), 2022년(1.7%), 2023년(1.9%)에 이어 4년 연속 증가했다. 전수조사를 시작한 2013년 2.2%를 기록한 후 최고치다. 지난해 2차 조사에서도 학폭 피해를 봤다는 학생 비율이 1.7%로 전년 동차 대비 0.1%포인트 증가해 2018년(2.4%) 이후 최고치였다.

특히 초등생의 4.2%가 학폭을 당했다고 답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학생과 고등학생은 각각 1.6%, 0.5%였다. ‘친구가 학폭을 당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응답한 학생도 초등생(8.5%)이 중학생(5.1%)이나 고등학생(1.4%)보다 많았다. 지난해 2차 조사에서도 학폭 피해 경험이 있다고 한 초등생이 3.0%로 중학생(1.2%)과 고등학생(0.4%)보다 많았다.

피해 유형으로는 언어폭력이 지난해(37.1%)보다 2.3%포인트 증가해 39.4%로 가장 많았다. 신체폭력은 15.5%로 지난해(17.3%)보다 1.8%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딥페이크(인공지능 기반 이미지 합성), 사이버 왕따 등 사이버 폭력(6.9%→7.4%)과 성폭력(5.2%→5.9%), 집단따돌림(15.1%→15.5%), 금품갈취(5.1%→5.4%) 등은 같은 기간 모두 증가했다. 특히 성폭력 비중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폭이 사회적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학생들의 민감도가 높아졌다”며 “특히 성적 농담 등 예전에는 그냥 넘기던 것도 학폭 피해로 인식해 적극적으로 신고하거나 대응하는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학교폭력 대책심의위원회 건수로 보면 성폭력이 급격하게 증가하지 않았다”며 “사이버 폭력은 휴대폰 이용도가 높아진 영향으로 고등학생 위주로 피해가 크다”고 말했다.

“학폭, 대입 반영 효과 미미” “초등생 맞춤 대책 필요”

2024년 학교 폭력 1차 전수조사 피해유형별 현황. 교육부 제공

2024년 학교 폭력 1차 전수조사 피해유형별 현황. 교육부 제공

교육 현장에서는 학폭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나현경 학폭 피해 전문변호사(법무법인 동주)는 “초등생들의 SNS 등 온라인 매체 접근성이 높아졌고, 학폭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해 학폭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며 “중학교와 달리 초등학교는 성적이나 상벌점으로 불이익을 줄 수 없어 생활지도가 어렵다는 점을 반영해 맞춤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이날 "앞으로 신종 학교폭력 유형이 더 나올 수 있는 만큼 면밀한 분석‧예측과 함께 맞춤형 예방 및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육부의 안이한 학폭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통상 1차 전수조사는 매년 상반기에 실시해 같은 해 2학기 초에 발표하고, 2차 표본조사는 하반기에 진행해 이듬해 1학기 초에 발표한다. 학기 초 학생들이 학폭에 경각심을 가질 수 있고 교육청의 예방 대책 마련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다. 하지만 지난해 2차 조사 결과 발표가 당초 7월 말에서 이달로 늦춰졌다. 일각에서는 교육부가 지난해 4월 발표한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이 효과가 없어 발표를 미룬 것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해 발표한 학폭 대책에 따른 제도 개선이 올해 1학기부터 이뤄지고 있어 학폭 대책에 따른 효과는 연말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반박했다. 교육당국은 2026학년도 모든 대입 전형에서 학교생활기록부 학폭 조치사항 반영에 따른 학폭 예방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한아름 학폭 피해 전문변호사(법무법인 LF)는 “학폭 가해 학생들이 대입에 신경 쓸 것이라는 전제를 둔 조치인데 실제로 예방 효과보다는 소송 증가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며 “생기부에 기재되는 심각한 학폭보다는 학교장 종결 선에서 마무리되는 학폭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학폭 인식 개선 강화와 함께 세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지원 기자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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