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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서 '소시지' 돌아오길"… 코너 몰린 영국 총리, 설상가상 말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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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서 '소시지' 돌아오길"… 코너 몰린 영국 총리, 설상가상 말실수

입력
2024.09.25 17:33
수정
2024.09.25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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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어 스타머 총리, 노동당 전당대회서 연설
긴축 모드 예고… "터널 끝에 빛" 신뢰 호소
중동 평화 촉구하다 "소시지" 말실수하기도
공짜 선물 논란, 지지율 24%… 당내선 '씁쓸'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노동당 전당대회 셋째 날인 24일, 영국 북서부 리버풀의 행사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리버풀=AFP 연합뉴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노동당 전당대회 셋째 날인 24일, 영국 북서부 리버풀의 행사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리버풀=AFP 연합뉴스

"가자지구에서 소시지(the sausages), 아니 인질들(the hostages)을 귀환시키고…."

지난 7월 조기총선을 통해 집권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소속 정당인 노동당의 전당대회 연사로 나섰다. 14년 만에 총리를 배출한 노동당은 열렬한 환호를 보냈지만, 한편으로는 집권하자마자 '공짜 선물' 등 논란에 휩싸인 그를 두고 내심 씁쓸해했다는 게 외신들의 총평이다. 설상가상으로 스타머 총리는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을 '소시지'로 잘못 부르며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긴축 기조 그대로… 중동 평화도 촉구

영국 가디언·BBC방송 등에 따르면 스타머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경제적 긴축 기조 유지를 시사했다. 그는 "우리가 해야 할 많은 결정이 인기 없을 것이라는 걸 알지만, 공공 재정의 블랙홀을 메우는 비용은 공평하게 분담돼야 할 것"이라며 "국가 재건을 위해 폭풍에 맞서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노동당 정부는 연금 수급자의 겨울 난방비 지원금 대폭 삭감 등 지출 구조조정 방침을 밝혀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앞으로도 공공 부문 예산 삭감과 증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스타머 총리는 "터널 끝에 빛이 있을 것"이라며 자신을 신뢰해 달라고 호소했다.

기승을 부리는 불법 이주, 이른바 '보트 입국'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스타머 총리는 불법 이민에 대한 우려가 타당하다며 관련 대책을 약속했다. 그러나 지난 8월 '무슬림 이민자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헛소문으로 일어난 폭동에 관해서는 "인종차별적인 일부 폭력배가 우리 사회를 위협하도록 허용하지 않겠다"며 강력히 규탄하기도 했다.

스타머 총리는 이스라엘과 레바논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 간 무력 충돌 격화 등 중동 상황을 언급하며 '긴장 완화'와 '가자지구 전쟁 휴전 및 인질 석방' 등도 촉구했다. 다만 관련 발언 도중 대형 말실수를 해 버려 망신을 샀다. 뜬금없이 "소시지들(the sausages)의 귀환"이라고 언급한 것이다. 곧바로 "인질들(the hostages)"이라고 바로잡긴 했지만, 가디언은 "신속한 정정에도 해당 발언은 온라인에서 빠르게 퍼져나갔다"고 전했다.

취임 3개월도 안 돼 20%대 지지율

키어 스타머(가운데 왼쪽) 영국 총리와 아내 빅토리아 여사가 24일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노동당 전당대회 행사장에 들어서고 있다. 리버풀=AP 뉴시스

키어 스타머(가운데 왼쪽) 영국 총리와 아내 빅토리아 여사가 24일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노동당 전당대회 행사장에 들어서고 있다. 리버풀=AP 뉴시스

스타머 총리의 이날 연설은 뜨거운 환호 속에 진행됐다. BBC는 "노동당 대표가 총리로서 전당대회 연설을 한 것은 15년 만의 일"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 이면에는 회의감도 없지 않았다는 후문이 나온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노동당 내에서는 '집권 축하' 분위기가 감돌았으나, 정부 출범 초기부터 논란이 (기사) 헤드라인을 차지하는 데 대한 좌절감도 섞여 있었다"고 짚었다.

앞서 보수당 집권 14년 동안 경제난, 공공 서비스 악화 등이 누적된 탓에 영국 민심은 지난 7월 4일 조기 총선을 앞두고 '정권 심판론'으로 기울었다. 결국 총선은 노동당 압승으로 귀결됐다. 노동당은 650석 중 412석을 차지하면서 집권당 지위를 되찾았다.

하지만 스타머 총리는 총리직에 오른 뒤 축구 경기·콘서트 티켓, 고급 의류 등 '공짜 선물'을 수수한 사실이 드러나 부패 논란에 휩싸였다. 가디언에 따르면 그가 받은 금품의 값어치는 10만 파운드(약 1억7,500만 원)에 이른다. 경제 정책에 대한 실망도 커지면서 스타머 총리 지지율은 집권 3개월도 안 돼 수직 하락했고, 최근 여론조사에선 고작 24%에 그쳤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김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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