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패배로 트래직 넘버 소멸
타선 살아났지만 마운드 난조 보인 롯데
사령탑 교체 강수에도 반등 기회 못 살린 한화
올해는 다를 것이라던 약속은 결국 공염불이 됐다. 명장을 영입하며 가을야구 진출을 노렸던 롯데와 한화가 결국 '트래직 넘버'를 모두 소멸시켰다.
롯데는 2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경기에서 1-5로 패하고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를 확정했다. 이로써 롯데는 2018년부터 7년 연속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2017년을 제외하면 2013년부터 올해까지 11번이나 포스트시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시즌 전 기대에 비해 너무도 초라한 결과다. 롯데는 지난 시즌 종료 후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그는 두산 지휘봉을 잡았던 2015~21시즌에 팀을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시켰고, 이 중 세 차례(2015·2016·2019)나 우승을 일궈냈던 명장이다. 당연히 팬들의 기대도 컸다. 김태형 감독 역시 “1차 목표는 포스트시즌 진출이고, 그다음 목표는 우승”이라는 취임 일성으로 팬들의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그러나 현실은 혹독했다. 롯데는 6월과 8월 잠시 반등 분위기를 낸 것을 제외하고는 줄곧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고 김태형 감독이 손을 놓고 있었던 건 아니다. 그는 새 얼굴들에게 과감하게 기회를 주며 리빌딩을 이끌었다. 황성빈(24일 기준 타율 0.319)과 윤동희(타율 0.293)가 활약했고, LG에서 영입한 손호영(타율 0.323), 외인 빅터 레이예스(타율 0.352), 2루에 정착한 고승민(타율 0.297) 등도 제 몫을 다했다. 팀타율 2위(0.283), 팀 OPS 4위(0.778)를 기록 중일 만큼 타선의 활약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마저도 마운드를 살려 내진 못했다. 나균안이 70.2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4승 7패 평균자책점 8.66으로 부진했다. 박세웅은 꿋꿋하게 167.1이닝을 던졌지만 성적(6승 10패 평균자책점 4.73)이 기대에 못 미쳤고, 구승민(평균자책점 4.72) 김원중(평균자책점 3.52) 등 불펜진도 부침을 겪었다. 팀 평균자책점 7위(5.05)에 머문 롯데는 결국 또다시 내년을 기약해야 하는 신세가 됐다.
한화 역시 같은 날 키움에 4-5로 패하면서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됐다. 전형적인 용두사미식 결말이다. 지난 시즌 문동주와 노시환이라는 투타 유망주를 길러낸 한화는 비시즌 기간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 자유계약선수(FA) 안치홍 등과 굵직한 계약을 체결하면서 유력한 가을야구 후보로 떠올랐다. 구단은 ‘리빌딩 이즈 오버(REBUILDING IS OVER)’를 선언했고, 선수단은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하면 태안 앞바다에 입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초반 분위기는 좋았다. 개막전에 패하긴 했지만 이후 7연승을 달리며 리그 선두를 꿰찼다. 그러나 곧바로 5연패를 당하며 예년의 모습으로 돌아왔고, 결국 팀이 꼴찌로 추락하면서 5월 27일 최원호 전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
한화가 반등을 위해 꺼내든 카드는 백전노장 김경문 감독의 선임이었다. 분명 효과가 있었다. 김경문 감독 취임 후 한화는 서서히 순위를 끌어올렸고, 이달 초엔 5위 KT와 격차를 1경기로 좁히면서 가을야구의 희망을 이어갔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어깨 피로를 호소한 문동주가 전력에서 이탈하자 김경문 감독도 더는 손을 쓸 수 없었고, 결국 한화는 6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 실패라는 현실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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