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심부름 등 갑질 의혹
강진군의회 이례적 고용 중단
민주당은 5개월 째 심의만
해당 의원 "갑질 주장 사실 무근"
전남 강진군의회가 최근 계약직 직원들의 재계약을 중단한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군의회는 지난달 사무과 직원 2명의 고용계약 갱신을 일방적으로 중단했는데, 유경숙 전 부의장의 갑질 의혹을 폭로한 당사자들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1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강진군의회는 지난달 18일 2년간 근무한 계약직 라급(6급) 공무원 A씨, 21일 나급(8급) 공무원 B씨에 대해 재계약 중단을 통보했다. 군의회 2년 계약직 공무원들은 대부분 고용을 3년 더 갱신해 총 5년 근무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A씨 등은 고용 계약 갱신 한 달 전 공문을 통해 계약 기간 연장 중단을 통보 받았고, 고용 계약 갱신이 중단된 것에 대해 어떠한 설명도 듣지 못했다. 당시 유 전 부의장에 대한 갑질을 폭로하자 보복적 인사 조처를 당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지난 5월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윤리심판원에 제소된 내용에 따르면 유 의원은 2022년 9월부터 텔레그램(SNS) 메신저 등을 통해 서무직 직원에게 수능을 앞둔 딸의 선물을 보내도록 지시하거나 은행 송금 업무, 세탁물 찾아오기 등 개인적 심부름을 요구 했다는 것. 또한 군의회 한 워크숍에선 10살 많은 군청 공무원에게 술 심부름을 시켰고, 지난 4월 열린 임시회 본회의장에선 의회 영상 담당자가 홍보 영상 제작을 위한 본회의 촬영하는 과정에서 유 부의장이 삿대질하며 나갈 것을 요구해 촬영하지 못했다는 폭로도 나왔다.
A씨는 유 의원이 포함된 계파가 지난 6월 25일 군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서 승리한 후부터 부당한 인사 조처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애초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와 유튜브, 누리집 관리, 보도자료 작성 등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지만, 7월 5일 업무 분장에서 누리집 관리와 연간 홍보 계획 수립을 제외한 모든 업무가 삭제됐다"며 "업무 분장이 변경된 경위에 대해 어떠한 설명도 없었고, 결국 계약 연장 중단으로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또 "과거 징계를 받거나, 물의를 일으킨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다면 계약 연장이 중단된 경위에 대해 최소한의 납득이라도 할 수 있었겠지만, 고용 계약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일방적으로 통보받았다"며 "유 의원의 갑질 폭로 논란과 연관성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A씨 등이 갑질 의혹 내부고발자로 낙인 찍히면서 석연찮은 인사 조처를 당했지만, 민주당 전남도당은 5개월째 유 의원 사건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박정식 전남도당 사무처장은 "7~8월에 전국 당원대회와 도당위원장이 새로 바뀐 이후 아직 윤리심판원 회의를 열지 못했다"며 "오는 10월 재·보궐 선거까지 겹치면서 해당 사안을 들여다볼 시간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세탁소는 본인이 직접 다니고 있고, 은행 업무는 인터넷으로 다 하고 있다"며 "홍보영상 촬영 중 삿대질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있다면 직접 대면해서 오해를 풀면 좋겠다"면서 "해당 직원들이 계약 중단된 것도 알지 못하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현재 허위사실 유포로 경찰이 수사 중인 사안이고, 자신이 갑질을 당했다고 공개적으로 나선 피해자는 한 명도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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