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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중독 걸려 짜증 나" 속초 음식점에 줄줄이 전화… 경찰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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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중독 걸려 짜증 나" 속초 음식점에 줄줄이 전화… 경찰 수사

입력
2024.09.27 09:30
수정
2024.09.27 10:28
0 0

"음식 먹고 4명 전부 병원 신세" 전화
고객 다녀간 시간대에 4명 손님 없어
사기 직감… 다른 음식점에도 같은 전화

아구찜 등을 판매하는 속초의 한 식당에 전화를 걸어, "식중독에 걸렸다"며 보상금을 요구한 남성을 경찰이 사기 혐의로 수사 중이다. 사진의 아구찜은 해당 음식점과는 관계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아구찜 등을 판매하는 속초의 한 식당에 전화를 걸어, "식중독에 걸렸다"며 보상금을 요구한 남성을 경찰이 사기 혐의로 수사 중이다. 사진의 아구찜은 해당 음식점과는 관계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식당 음식을 먹고 식중독에 걸려 짜증이 난다며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남성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남성은 강원 속초 시내 음식점 여러 군데에 전화해 같은 수법으로 사기를 시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6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서는 지난 7월 한 고객으로부터 음식을 먹고 탈이 났다는 전화를 받은 강원 속초시 해물찜 전문점 업주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손님 "일행 전부 구토… 짜증 난다" 전화

A씨에 따르면 7월 중순 한 남성이 "어제 일행 4명이 식당에 방문했는데 4명 전부 구토와 설사를 해서 오늘 오전에 병원에 다녀왔다. 맛있게 먹으려고 매장에 방문했다가 이런 일이 생겨서 짜증이 많이 난다"고 전화를 걸었다.

이 남성은 병원비 6만 원과 음식값 6만 원, 총 12만 원을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좀 짜증이 많이 난다"는 말을 덧붙였다. 방송에선 이 남성의 목소리가 음성변조 없이 그대로 전파를 탔다.

A씨는 음식값을 듣고 이 남성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A씨 식당에선 4명이 메뉴를 시키면 적어도 7만 원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는 손님이 가격을 착각했을 수 있다는 생각에 보험 처리를 약속한 뒤 손님이 방문했다던 7월 15일 자 식당 폐쇄회로(CC)TV를 확인했다. 그러나 손님이 방문한 시간대엔 8~12명 단위의 손님만 있었고, 4명 단위 손님은 없었다.

A씨의 음식점은 4인이 왔을 때 음식값이 최소 7만 원이 나오는데, 식중독에 걸렸다는 고객은 음식값으로 6만 원을 요구했다. JTBC '사건반장' 캡처

A씨의 음식점은 4인이 왔을 때 음식값이 최소 7만 원이 나오는데, 식중독에 걸렸다는 고객은 음식값으로 6만 원을 요구했다. JTBC '사건반장' 캡처

사기라는 것을 직감한 A씨는 증거를 모으기 시작했다. 남성에게 일부러 "너무 죄송하다. 몸 회복 잘하시라", "계좌번호 꼭 부탁드린다", "다른 데 이야기하지 말아달라", "음식값은 카드로 결제했냐 현금으로 했냐. 카드로 했으면 취소해주겠다" 등의 문자를 보냈다. 아니나 다를까 이 남성은 현금결제를 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계좌에 오류가 뜬다며 계좌번호를 여러 개 확보했고, 일부러 "저희 춘천점에 오셔서 7월 15일 날 식사하고 현금 내시고 닭갈비 드시고 탈 나서 병원 간 거 맞으시죠"라고 가짜 문자를 보냈다. A씨는 속초에서 해물찜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고객은 '네'라고 대답했다. A씨가 "왜 거짓말하냐"고 다그치자 이 남성은 연락을 피했다.

부모님 식당에도 같은 수법 전화 "탈 났다"

증거를 모아 경찰에 고소한 후 두 달쯤 지나 같은 지역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A씨의 부모님에게 비슷한 전화가 걸려왔다. 회와 게를 먹고 탈이 나 일행이 병원에 갔다며 20만 원을 요구하는 한 남성의 전화였다.

A씨가 통화 녹음을 들어보니 전화번호는 달랐지만, 자신에게 전화를 걸었던 그 남성의 목소리였다. "짜증이 많이 났다"는 표현도 똑같았다. 재차 전화 통화를 했을 때 A씨의 아버지가 옆에서 "다 녹음되고 있다"고 소리치자 이 남성은 전화를 끊고 잠적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사연과 비슷한 고소·고발 건이 다수 접수됐다. 경찰은 관련 내용을 수사 중이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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