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폭 8월부터 줄어드는 추세
거래량도 주 1000건 아래로
전문가 "금융 규제 지속 어려울 것"
서울 집값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정부가 대출을 조이자 상승폭이 2주 연속 줄었다. 다만 업계는 '빵 구울 시간을 번 정도'라며 안심하기 이르다고 분석한다.
2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가격(매매가격지수)은 전주보다 0.12% 올라 27주 연속 상승했다. 그러나 상승폭은 지난달 둘째 주 5년여 만에 최고치(0.32%)보다 크게 낮아졌다. 소폭(0.02%) 반등한 9월 둘째 주(0.23%)를 제외하면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추석 연휴와 가계대출 규제에 거래가 주춤했고 무엇보다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아진 영향이 컸다.
전국 집값도 서울 움직임을 따라가는 추세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률(0.09%)도 전주보다 0.02% 떨어졌다. 지방은 하락폭이 0.01% 줄었지만 0.01% 떨어졌다.
정부도 집값이 지난달부터 안정화하고 있다고 본다. 자체 분석한 결과, 주택 거래량도 줄었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26일 개최한 정책 토론회에서 거래량이 지난달 기준 7월보다 20% 정도 감소했고 이달에는 더 줄었다고 밝혔다. 장기 평균 수준인 월 4,000~5,000건에 근접했다는 것이다. 한성수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과장은 “조심스럽지만 뜨거운 여름은 지났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며 “구체적 숫자는 공개할 수 없지만 거래량이 주 단위로 1,000건 이하로 내려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정부의 현황 판단에 동의했다. 대출을 받지 않으면 집값이 웬만한 수요자는 감당 못할 정도인 만큼,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 등 금융 규제를 강화하면 거래가 줄어드는 게 당연하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금융 규제로는 집값 상승세를 오래 제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대출 규제로 누른 부분이 얼만큼 지속될지 우려된다”며 “몇 개월은 갈 수 있지만 은행의 이자 수입 욕구를 막아 놓을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지현 주택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도 “금융 규제는 일시적으로 (집값을) 누르는 것에 불과하다”며 “지난 정부가 15억 원 이상 주택에 대한 대출을 전면 금지했지만 집값이 잡히지 않았던 전례가 있다”고 말했다.
2, 3년 뒤 집값을 잡으려면 인허가 후 미착공 주택을 조기에 착공하도록 건설사를 지원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정부가 택지부터 조성해야 하는 ‘완전한 신규 공급’을 늘리려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사전청약 단지에서 나타난 택지 조성 지연 문제가 또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이 부연구위원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인허가를 받고 미착공 상태인 아파트를 조기에 착공시키기 위한 세부 지원 계획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미착공 아파트 20만 호는 착공만 하면 공사 후 즉각 (시장에) 공급될 수 있다”며 “추가 택지 공급보다 여기에 집중해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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