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엔 "10차 회의서 최종 3인으로 후보 압축했다"더니
1일 공개한 10차 회의록에선 "회의서 5명으로 추려"...
"최종 3인은 정해성 전 위원장이 추렸다" 덧붙이기도
때마다 다른 축구협회 해명, 의혹만 더 키워
대한축구협회가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를 놓고 대통령까지 나서 의혹을 밝히라고 주문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직면하자 결국 전력강화위원회(전강위) 10차 회의록을 공개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축구협회의 앞선 해명과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어 더욱 의혹을 키울 전망이다.
축구협회는 1일 15장 분량의 '제10차 국가대표 전강위 회의록'을 공개했다. 이는 정해성 전 전강위원장이 사임하기 직전 진행한 마지막 회의로, 감독 후보군에 오른 17명의 후보자를 추리는 과정을 담고 있다.
협회 해명과도 맞지 않는 10차 회의록 내용
문제는 협회가 이날 공개한 회의록 내용이 앞선 해명과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점이다. 회의록에 따르면 전강위는 이날 감독 후보군을 17명에서 5명으로 압축했고, 5명에 대한 협상 순위나 최종 후보자 결정 등을 모두 위원장에게 일임하며 회의를 마쳤다. 회의록과 함께 낸 보도자료에선 "10차 회의에서 추려진 5명의 후보를 정 전 위원장이 3명으로 좁혔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협회가 7월 22일 공개한 회차별 전강위 회의 요약 내용은 이와 다르다. 당시 협회는 '10차 회의 때 최종 후보자 3명을 추렸다'고 했다. "향후 '후보 3명과의 면담과 협상→선정 후 이사회 추천' 등 향후 진행 권한 일체를 정 위원장에게 위임하기로 참석 위원 10명 모두 동의"했다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협회는 7월 공개한 내용을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주장의 근거로 사용하기까지 했다. '대표팀 감독 선임과정 관련 Q&A'를 통해 "전강위원들은 10차 회의에서 최종 3명의 후보를 확정했다"고 강조하며 "10차에 걸친 전강위 본연의 업무가 3명의 후보 추천으로 거의 마무리된 단계에서 최종 후보 면담을 앞두고 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했으니,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해당 후보들에 대한 최종면담 및 협상, 계약진행 업무를 이어받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회의록이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너무 많은 부분을 압축, 생략해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협회는 회의록을 공개하면서 "해당 회의에서 홍명보 감독과 외국인 후보자 1명이 공동으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다"고 설명했지만, 회의록에선 "위원 추천 수를 기준으로 후보 리스팅 완료"로만 나와 있다. 이미 지난달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질의에서 홍 감독과 다비드 바그너 감독이 7표로 동수를 이뤘다는 내용이 공개됐음에도 회의록에서 이를 생략한 것이다.
'논란의 중심' 11차 회의록도 공개해야
절차적 정당성을 지키지 않았다는 의혹을 완전히 해소하기 위해선 마지막 '11차 회의록'까지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1차는 정 전 위원장 사임 후 이 이사가 진행한 회의다. 이 이사는 해당 회의에서 전강위원들에게 "최종 감독 선임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박주호 전 전강위원은 이 이사가 후보자들을 면접하는 것에 동의했을 뿐, 최종 선임에 동의한 것은 아니라고 폭로했다.
실제 국회 현안질의에서 일부 공개된 11차 회의록에 따르면, 이 이사는 "최종 후보자 중 2명과 추가 심층 면접을 진행할 것"이라며 "면담 후 위원회에 그 내용을 공유할 테니 최종 감독 선임 과정에 참여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이사는 면담 내용을 전강위원들에게 공유하지 않고 홍 감독 내정사실을 언론에 곧장 공개했다.
이러한 이유로 협회가 현재 11차 회의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받고 있다. 정몽규 협회장은 앞서 국회 현안질의에서 "11차 회의는 없었다. 10차 회의에서 사실상 추천을 다 했다"고 11차 회의 자체를 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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