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소비자물가동향
1년 전보다 1.6% 상승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6%를 기록하며 3년 7개월 만에 1%대에 진입했다. 정부는 기상 이변이나 국제유가 상승 등 외부 충격만 없다면 2% 내외로 물가가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살펴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에 비해 1.6% 상승했다. 전월(2.0%)보다 0.4%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2021년 2월(1.4%) 이래 3년 6개월(42개월) 만의 최저치다. 올해 4월 2.9%를 기록하며 2%대로 진입한 이후 계속 2%대를 유지했다.
물가 상승률이 낮아진 데에는 석유류 가격 하락이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유가가 크게 올랐던 만큼 국제유가의 하락 폭도 컸다. 석유류 가격은 작년 동월보다 7.6% 내려 올해 2월(-1.5%) 이후 처음 하락해 전체 물가를 낮췄다. 다만 이날 새벽 이란과 이스라엘 간 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해 석유류 가격이 다시 불안해질 가능성도 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4분기 물가 상승률의 1%대 지속 가능성에 대해 "채소는 날씨, 석유류는 국제유가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폭염 탓에 김장철을 앞둔 배추, 무 등 채소류 가격은 큰 폭으로 올랐다. 품목별로 보면 농산물 물가가 3.3% 올라 전체 물가를 0.14%포인트 끌어올렸다. 상반기 큰 폭으로 올랐던 과일 물가는 안정됐지만, 채소류 가격이 급등해 농산물 물가를 끌어올렸다. 배추(53.6%), 무(41.6%), 상추(31.5%)를 중심으로 채소류 물가는 11.5% 올랐다. 전월과 비교한 채소류 물가 상승률은 18.6%로 2020년 8월(24.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밥상 물가'와 관련 있는 신선식품지수는 3.4% 상승했다. 신선과실은 2.9% 하락했지만, 신선채소가 11.6% 올랐다. 생필품 등이 포함돼 생활비 변동을 체감할 수 있는 생활물가지수의 상승률은 1.5%를 기록해 1%대로 내려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은 2.0%로 나타났다. 전월(2.1%)보다 0.1%포인트 낮다.
한국은행도 이날 물가상황점검회의를 열어 최근 물가 상황과 향후 물가 흐름을 점검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일시적 가격 변동 요인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2% 수준에서 안정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2%를 밑돌다가 연말로 갈수록 기저효과 등이 작용하면서 2% 내외 수준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동 사태 전개 양상에 따라 유가 불확실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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