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현학술원, 생성형AI 미래 주제 콘퍼런스
"다양한 언어·문화 이해하는 고객 특화AI 필요"
'남편의 형을 뭐라고 불러야 할까?' 글로벌 빅테크가 만든 인공지능(AI) 챗봇에 이런 질문을 던지면 당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국의 특수한 문화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는 AI 기술은 다양한 언어·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 빅테크에 의존하지 않고 국가 차원의 '한국형 AI'를 키워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2일 최종현학술원이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빌딩에서 연 '생성형 AI, 모방을 넘어 창작으로' 콘퍼런스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다뤄졌다.
먼저 오혜연 카이스트 AI연구원장은 미국 중심 데이터로 학습한 거대언어모델(LLM)의 한계점을 분석했다. 오 연구원장은 특정 LLM의 경우 사전 학습에 사용된 언어의 90%가 영어라고 지적하면서 "언어의 불균형으로 인해 (AI 서비스는) 언어 간 성능 차이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실제 빅테크들이 미국 중심 데이터로 LLM을 학습시키다보니 다양한 언어·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례가 많다. 서민준 카이스트 김재철AI대학원 교수는 "LLM은 제조업에 버금가는 막대한 자본과 투자를 요구하는 대규모 언어 학습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본력과 규모의 경제를 가진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격차 문제가 발생한다"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AI가 발달할수록 국가 차원의 한국형 AI, 나아가 기업의 사업 특성과 고객 특성에 맞춘 특화 AI를 개발할 필요성이 높아진다고 보고 있다. 서 교수는 "생성형 AI 시장 수요에 맞게 기민하게 반응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맞춤형 AI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한국 AI 기업의 새로운 마켓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 연구원장도 "학계에서는 방대한 영어 데이터를 다른 언어로 변환하거나 부족한 상식 데이터를 LLM을 활용해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등의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멀티모달 AI가 미래 성장동력 될 것" 전망도
생성형 AI가 텍스트를 넘어 이미지와 음성, 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처리하는 멀티모달 형태로 발전하면서 기술 변화는 더 빨라지는 추세다. 이교구 수퍼톤 대표 겸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교수는 "텍스트에 특화된 AI뿐만 아니라 음성 AI 기술과 콘텐츠의 결합은 미래의 주목할 만한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기업들의 발걸음도 빨라지는 모습이다. 김지원 SK텔레콤 AI모델 담당은 SK텔레콤이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인 A.X(에이닷엑스)의 여러 적용 사례들을 통해 생성형 AI가 어떻게 일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는지 소개하면서 "실제로 고객 문의 내용을 파악하고 대응할 때나 마케팅 콘텐츠 생성에 활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유석 최종현학술원 대표는 이날 콘퍼런스에 대해 "생성형 AI 기술 전환점에서 앞으로 천문학적 인프라 투자를 정당화할 어떤 가치 있는 새 비즈니스 모델이 생겨날지 어디서 새로운 시장이 생겨나고 어떻게 성장할지 상상력을 자극하는 자리가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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