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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 최고의 '쇼팽: 에튀드' 해석"… 임윤찬, 한국 피아니스트 첫 '그라모폰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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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 최고의 '쇼팽: 에튀드' 해석"… 임윤찬, 한국 피아니스트 첫 '그라모폰상' 수상

입력
2024.10.03 04:52
수정
2024.10.0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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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 에튀드'로 피아노 부문 수상… 젊은 예술가상까지 2관왕
그라모폰 "임윤찬, 타고난 재능과 탐구적 음악가 정신 갖춘 피아니스트"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그라모폰 클래식 뮤직 어워즈 시상식 무대에서 젊은 예술가상을 받은 후 피아노 연주를 하고 있다. 그라모폰 제공 ©Colin Miller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그라모폰 클래식 뮤직 어워즈 시상식 무대에서 젊은 예술가상을 받은 후 피아노 연주를 하고 있다. 그라모폰 제공 ©Colin Miller

"임윤찬의 '쇼팽: 에튀드' 해석은 현존 최고 수준 중 하나다."('그라모폰' 평론가 롭 코완)

밴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 최연소 우승자인 임윤찬(20)이 한국인 피아니스트로는 처음으로 세계적 권위의 클래식 음반상 영국 그라모폰상을 받는 새 기록을 썼다. 임윤찬은 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그라모폰상 시상식에서 데카 레이블과 전속계약을 맺고 올해 초 발매한 '쇼팽: 에튀드' 앨범으로 피아노 부문에서 수상했다. 롭 코완 평론가는 거장 마우리치오 폴리니,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 머레이 페라이어, 후아나 자야스, 알프레드 코르토를 거론하며 "이들과 경쟁을 시작하게 됐다"고 '쇼팽: 에튀드' 앨범을 극찬했다. 임윤찬은 신인상에 해당하는 '올해의 젊은 예술가'상도 받아 2관왕이 됐다.

1977년 제정돼 올해로 46회째를 맞은 그라모폰상은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클래식 음반상이다. 1923년 창간된 영국 음반 잡지 '그라모폰'이 주최하며 한 해 동안 발표된 음반 중 그라모폰 평론가들과 방송 관계자, 음악가들의 추천을 통해 분야별로 후보를 선별한 후 발표한다. 피아노, 기악, 오케스트라, 실내악, 협주곡, 합창, 성악, 현대음악 등 11개 부문이다. 피아노 독주 음반이 기악 부문에서 독식하면서 2021년부터 피아노 부문을 따로 떼어내 수상작을 정해 왔다. 대상 격인 '올해의 음반'과 평생공로상, 올해의 예술가, 올해의 젊은 예술가, 올해의 오케스트라, 올해의 레이블 등도 함께 선정한다. 참가자들의 라이브 연주를 심사하는 콩쿠르와 달리, 철저하게 레코딩의 산물인 음반으로만 심사한다. 세계에서 활동하는 전문 연주자들의 연주 모두를 대상으로 해 선정 기준이 까다롭다.

한국 음악가로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1990년 실내악 부문과 1994년 협주곡 부문에서, 첼리스트 장한나가 2003년 협주곡 부문에서 수상했다. 한국계 미국인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장영주)은 1993년 당시 12세 나이로 '젊은 예술가'상을 받은 바 있다.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그라모폰상 시상식에서 피아노 부문과 특별상 '젊은 예술가' 부문 상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라모폰 제공 ©Colin Miller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그라모폰상 시상식에서 피아노 부문과 특별상 '젊은 예술가' 부문 상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라모폰 제공 ©Colin Miller


"큰 상 받아야 할 사람은 부모님 등 내 주변 사람"

임윤찬 앨범 '쇼팽: 에튀드' 표지. 유니버설뮤직 제공

임윤찬 앨범 '쇼팽: 에튀드' 표지. 유니버설뮤직 제공

임윤찬은 피아노 부문에 2개 앨범을 최종 후보로 올려 일찌감치 수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임윤찬의 데카 레이블 데뷔 음반 '쇼팽: 에튀드'와 2022 미국 밴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연주한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 실황 앨범이 폴란드 피아니스트 표트르 안데르제프스키의 '버르토크, 야나체크, 시마노프스키' 앨범과 함께 후보에 올랐다. '쇼팽: 에튀드'는 "가까운 시일 내에 이 정도로 감명깊은 쇼팽 에튀드 녹음은 나오기 힘들 것"(롭 코완)이라는 평가와 함께 '초절기교 연습곡'을 단 한 표 차로 제치고 선정돼 이 부문 1, 2위가 모두 임윤찬에게 돌아갔다.

'젊은 예술가'상은 음악적으로 두각을 나타낸 청년 음악가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임윤찬에게 피아노 부문상을 시상한 '그라모폰'의 팀 패리 부편집장은 "콩쿠르에서의 성공과 데뷔 스튜디오 앨범으로 뛰어난 재능을 확인시켜 줬다"며 "젊은 피아니스트가 이렇게 빨리 깊은 인상을 남긴 경우는 드물다"고 평했다. 그는 "이제 스무 살이 된 임윤찬은 경이로운 테크닉을 바탕으로 타고난 재능과 탐구적 음악가 정신을 갖춘 피아니스트"라고도 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임윤찬은 리스트 '순례의 해 제 2권 이탈리아' 중 '페트라르카 소네트 104번'을 연주해 큰 박수를 받았다. 임윤찬은 "세상은 모든 것이 연결돼 있어 음악을 만들어 나간다는 것은 내가 살아오면서 경험하고 듣고 느낀 것들을 포함해 사소한 모든 것이 표현되는 것"이라며 "나와 내 음악은 주변 사람들에게 매우 감사해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처음 태어났을때 처음으로 접한 음악이라고 할 수 있는 부모님의 말투부터 시작해 눈으로 본 모든 것, 그리고 듣고 느끼고 경험한 것, 배운 것, 이 모든 것들이 내 음악에 녹아 있다"며 "이런 큰 상을 받아야 할 사람들은 가족, 선생님, 에이전시, 위대한 예술가들, 그리고 친구들"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작곡가 진은숙의 작품을 녹음한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음반이 최종 후보에 올라 기대를 모았던 현대음악 부문은 핀란드 작곡가 카이야 사리아호의 음악을 담은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반이 받았다. 대상 격인 '올해의 음반상'은 미국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의 ‘이자이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앨범이 차지했다. 힐러리 한은 기악 부문도 수상해 임윤찬과 함께 2관왕에 올랐다.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그라모폰상 시상식 무대에서 '쇼팽: 에튀드'로 피아노 부문에서 상을 받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그라모폰상 시상식 무대에서 '쇼팽: 에튀드'로 피아노 부문에서 상을 받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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