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두산에 1-0 승리...2경기 연속 영봉승
두산 18이닝 연속 무득점, 최초 업셋 희생양
준플레이오프는 LG-KT, 작년 KS 리턴 매치
'마법사 군단' KT가 5위 팀 최초로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뤄냈다. 2015년 도입된 와일드카드 결정전(2선승제)은 1승을 안고 시작하는 4위 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하지만 극적으로 가을 야구 막차를 탄 KT는 사상 초유의 '업셋(하위 팀이 상위 팀을 잡는 것)'을 일으켰다.
KT는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서 두산을 1-0으로 제압했다. 전날 1차전(4-0)에 이어 2경기 연속 영봉승을 거둔 KT는 이로써 정규시즌 3위 팀 LG가 기다리고 있는 준플레이오프 티켓을 따냈다.
올해까지 10차례 치러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위 팀이 준플레이오프로 향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전 3승제의 준플레이오프는 5일 LG의 안방인 잠실구장에서 시작된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격돌했던 디펜딩 챔피언 LG와 KT의 리턴 매치다.
올해 처음으로 5위 결정전까지 치르고 올라온 KT의 마법은 마운드에서 일어났다. 1차전에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가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친 데 이어 2차전 선발 웨스 벤자민도 이날 7이닝 3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외국인 '원투 펀치'는 나란히 승리를 챙기면서 각각 1, 2차전 데일리 최우수선수(MVP) 영예도 안았다.
마무리 박영현은 5위 결정전부터 3연투로 뒷문을 책임졌고, 선발 요원 고영표는 불펜으로 전환해 허리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덕분에 KT는 2022년 10월 13일 수원 KIA전 6회부터 이날 9회까지 와일드카드 결정전 22이닝 연속 무실점 신기록을 작성했다.
타선은 1차전과 달리 집중타가 터지지 않았지만 4번 강백호가 천금 같은 결승 적시타를 때렸다. 0-0으로 팽팽히 맞선 6회초 공격에서 KT는 선두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가 2루타로 포문을 열고 3번 장성우의 우익수 뜬 공 때 3루에 안착했다. 1사 3루에서 강백호는 두산 좌완 불펜 이병헌을 상대로 1타점 좌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기적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이강철 KT 감독은 경기 후 "여기까지 오는 과정을 보면 이길 경기가 아닌데 계속 이기고 있다"며 "운이 따르는 경기가 생기면서 최초 기록을 만드는 게 아닌가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최초 기록을 한 번 썼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최초 기록에 도전하겠다"고 준플레이오프에 임하는 출사표를 던졌다.
반면 두산은 타선이 너무나 답답했다. 18이닝 연속 무득점으로 침묵하면서 와일드카드 결정전 불명예 기록을 새로 썼다. 아울러 와일드카드 결정전 도입 10년째 첫 업셋의 희생양도 됐다.
지난해 두산 지휘봉을 잡은 '국민 타자' 이승엽 감독은 2023시즌에도 5위로 와일드카드 첫 판에서 탈락했고, 올해는 4위로 두 번째 가을 야구를 준비했지만 이번에는 2연패 수모를 당했다. 이 감독의 포스트시즌 성적표는 3전 전패다.
이 감독은 "우울하고 마음이 아프다"며 "두 경기에서 점수를 내지 못한 것이 컸다"고 아쉬워했다. 팬들을 향해서는 "매우 죄송스럽다"며 "제가 아직 부족한 것 같다. 선수들은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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