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 대표 2월 본회의 이후 8개월 만 모여
대표자 회의 격월 정례화하기로, 논의 속도
플랫폼위, 청년위, AI연구회 등 신설할 계획
노사정 대표자들이 8개월 만에 다시 만나 일·생활 균형, 계속고용, 산업전환 등 산적한 노동 의제에 대한 사회적 대화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로 했다. 그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논의가 지지부진했던 만큼, 각 대표자가 모여 의제 우선순위를 정하는 등 물꼬를 트는 차원이다. 위원회 2개와 연구회 1개도 빠른 시일 내 설치하기로 했다.
경사노위는 4일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회의실에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권기섭 경사노위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노사정 대표자 회의를 개최했다. 노사정 4인 대표자가 마주한 것은 올해 '2·6 합의'를 위한 본회의 이후 8개월 만이자 김 장관, 권 위원장이 취임한 이후로는 처음이다. 이들은 현재 운영 중인 회의체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대표자 회의를 격월로 정례화해 사회적 대화를 촉진하기로 합의했다. 공식적 의결 기구는 아니지만, 각 기관 대표자가 모여 대화 동력을 살리는 차원에서다.
권 위원장은 "양극화와 불평등, 저출생·고령화, 기후변화 등 큰 위기와 변화에 직면해 청년 세대에 희망을 줘야 한다"며 "노사정이 작지만 의미 있는 합의를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제안한 국회 주도 사회적 대화에 대해 "국회발 사회적 대화는 기존 경사노위 논의의 보완재이지 대체재는 아니다"라면서 경사노위에 힘을 싣기도 했다.
경사노위는 노사정 대표가 모여 대화와 타협의 정신에 기반해, 노동 관련 정책을 논의하는 사회적 대타협 기구다. 지난해 노정 갈등이 격화하며 한국노총이 경사노위 참여를 중단했다가 11월 전격 복귀했고, 올해 2·6 합의 이후 특별위원회 1개와 의제별위원회 2개가 꾸려졌다.
'지속가능한 일자리와 미래세대를 위한 특별위원회'는 산업전환, 불공정 격차 해소, 유연안전성, 노사관계 혁신 등 4대 의제를 주제로 한다. 노사정 대표자들은 우선 특위 4대 의제 중 산업전환을 우선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플랫폼 노동' 관련 별개 위원회와 '인공지능(AI)과 노동 연구회'를 설치할 예정이다. 권 위원장은 "격차 해소, 유연안전성, 노사관계 등 쟁점 많은 의제는 특위 운영 시한까지 보다 심층적인 논의를 해서 의견을 좁히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위 운영 기간은 다음 달 29일까지지만, 3개월 연장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두 의제별위원회인 '일·생활 균형위'와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계속고용위'는 각각 근로시간 단축과 유연성 확보,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을 논의한다. 일·생활 균형위는 주 4일제나 유연근무제 등 노동자 선택권을 보장하면서도, 업종·직종별 유연성을 보장하는 개편 방안을 찾는 것이 목표다. 계속고용위는 중고령층 고용 확대, 정년 연장 등이 핵심 의제인데 국민연금의 수급 연령 상향 개편이 맞물린 상황이다. 권 위원장은 "국민연금 개편 속도에 맞춰 내년 일사분기쯤에는 큰 방향은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위원회 활동 기한은 내년 6월까지로 아직 여유가 있다.
경사노위는 '미래세대의 좋은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표를 위해 청년위원회도 조속한 시일 내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부터 한국노총과 청년위원 추천을 위한 실무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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