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배임수재 조건인 '청탁'이 없어"
장정석, 박동원 'FA 리베이트'도 무죄
구단 후원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장정석 전 단장과 김종국 전 감독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허경무)는 배임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장 전 단장과 김 전 감독에게 4일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에게 부정한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금품을 제공한 혐의(배임증재)로 재판에 넘겨진 커피업체 대표 김모씨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김 전 감독은 2022년 7월 김씨로부터 KIA 유니폼 광고 관련 청탁과 함께 수표로 6,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김 전 감독과 장 전 단장이 같은 해 10월 13일쯤에도 김씨로부터 광고 청탁을 받고 수표로 1억 원을 받아 반씩 나눠 가진 것으로 판단했다. 장 전 단장은 같은 해 5~8월 KIA 소속이었던 박동원(현 LG트윈스)이 높은 계약금의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체결하고 싶다고 청탁하자 '올려준 계약금 중 2억 원을 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혐의(배임수재미수)도 있다.
재판부는 선고에 앞서 "피고인들이 뭐 하나 잘한 게 없다"고 질타했다. "KIA를 위해 일한다는 임무에 반해 뒷돈을 챙기려 했다"는 것이다. "도덕적으로 지탄받아야 할 상황이라는 점은 대부분 사람들이 인정하고 있을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배임수재죄 성립의 전제조건인 '부정한 청탁'이 없다는 점을 들어 "형사적 문제가 됐을 때 죄가 성립된다는 것과 직결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광고계약의 경우 △청탁이라기보다는 김 전 감독이 광고주가 되어달라고 먼저 요청했고 △광고비 역시 김씨가 특별히 이득을 보기 어려운 수준으로 책정됐으며 △KIA 팬인 김씨의 평소 언행을 보면 수표는 '선수단 격려금' 차원이라는 피고인들 주장에 설득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박동원 FA 계약금 리베이트에 대해선 △장 전 단장이 먼저 불러 대부분 시간 이야기했고 △'계약금을 올려줄 테니 일부를 돌려달라'는 장 전 단장 제안에 박동원이 일시적·묵시적으로라도 동의 또는 합의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장 전 단장의 부적절한 제안과 별개로 박동원의 부정청탁은 없었다는 취지다. 만약 박동원의 청탁이 있었다고 해도 이는 사단법인인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탬퍼링(계약 만료 전 사전 접촉) 금지 규정 위반에 따른 내부 징계 사안이 될 수 있을 뿐, 형사 처벌은 쉽지 않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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