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 후속작 '조커: 폴리 아 되'
토드 필립스 감독 "반응 보고 이번 작품 만든 것은 아냐"
많은 영화들이 선한 영향력을 보여주곤 했다. 국민의 애국심을 높였고, 사회적 이슈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창작자의 기대와 다른 부정적인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영화 속 등장인물을 흉내내 벌어진 모방 범죄가 대표적인 예다.
'주유소 습격 사건'은 1999년 개봉했다. 영화가 대중과의 만남을 시작한 뒤, 경기도에서 고등학생 세 명이 주유소에 침입해 직원들을 위협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2001년 부산의 한 고등학생은 같은 반 학생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달아났다. 이후 자신을 괴롭혀 오던 학생을 향한 앙심을 품고 있었으며, 영화 '친구'를 수십 번 보고 용기를 얻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같은 해 개봉한 '친구'는 범죄, 액션, 드라마 장르의 영화다. 이처럼 콘텐츠 속 주요 인물들의 악행은 때때로 관객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곤 했다.
세명대학교 경찰학과 박성수 교수는 본지에 "악인 및 그들의 행위를 공개적으로 미화하게 되면 선악의 기준이 잘 정립되지 못한 청소년들에게 도덕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의 범죄 행동에 부정적 결과가 있음에도 이를 잘못 이해시키고 나아가 청소년의 가치관을 왜곡시켜 반사회적 행동이나 폭력적 행동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모방 범죄를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박 교수는 "모방 범죄의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서는 우선 폭력 및 범죄를 미화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 영화 속 폭력 및 범죄가 실제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정확히 인식시켜 보는 이들이 경각심을 갖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한 "취약한 청소년들에는 등급 제도 등을 강화시켜 제한 시청 등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영화감독 및 창작가들은 자신들의 작품이 어떠한 사회적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고려해 작품을 창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커: 폴리 아 되' 어땠나
2019년 개봉한 '조커' 역시 관련 범죄에 대한 우려를 자아낸 바 있다. 대중에게 조커와 관련된 트라우마가 있었기 때문이다. 2012년 '다크나이트 라이즈'가 대중을 만나고 있을 때 미국 콜로라도주 오로라의 한 영화관에서는 청년이 영화관에서 총을 난사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12명이 숨지고 70여명이 다쳤다. 범인을 자신을 조커라고 칭했다. 2019년의 '조커'는 고담시의 광대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이 빌런 조커가 되어가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작품 속 조커는 살인범이지만 많은 이들에게 숭배받는 인물이다.
최근에는 '조커: 폴리 아 되'가 개봉했다. 이 영화는 '조커'의 후속작이다. 2년 전 고담시를 충격에 빠트린 아서 플렉이 할리 퀸과 운명적인 만남을 가진 후, 내면 깊이 숨어있던 조커를 다시 마주하고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는 이야기를 담았다. '조커: 폴리 아 되' 역시 주인공을 멋있게 그려냈을지에 대해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막을 올린 '조커: 폴리 아 되' 속 조커는 1편과 비교했을 때 매력을 제법 덜어낸 모습이었다. '조커'에 대한 반성, 성찰의 의미는 아니었다. 토드 필립스 감독은 "전편이 공개되고 사회적 영향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반응을 보고 이번 작품을 만든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럼에도 '조커: 폴리 아 되'가 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한 대중의 우려는 어느 정도 줄어들 수 있게 됐다.
악당의 이야기를 담는 작품의 경우, 창작자들에겐 그를 그려내는 방식과 관련해 신중한 고민이 필요하다. 사회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는 것 또한 콘텐츠 제작자들이 지녀야 할 책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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