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심 "1인당 100만 원 안 넘었다"
대법 "100만 원 초과 가능성 높아"
라임자산운용 사태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접대를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가 1·2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던 현직 검사 등이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판결에 따라 다시 재판을 받게 됐다.
8일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회장과 나모 검사, 검사 출신 이모 변호사에 대한 상고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나 검사가 제공받은 향응 가액을 산정하면 1회 100만 원을 초과할 가능성이 상당한데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은 향응 가액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설명했다.
나 검사는 2019년 7월 18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유흥업소에서 김 전 회장으로부터 각 100만 원 이상의 향응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청탁금지법상 공직자 등이 대가성 여부와 관련 없이 1회에 100만 원(연간 300만 원)을 넘는 금품을 받으면 처벌받는다. 김 전 회장과 이 변호사는 향응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2020년 12월 이들을 기소하면서 술값 536만 원 중 유흥접객원 및 밴드비용 55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술값 등 481만 원을 총 접대액으로 봤다. 이 돈은 두 검사를 포함한 참석자 5명 모두에 분할해 계산했고, 접객원·밴드 비용 55만 원은 끝까지 자리를 지킨 △김 전 회장 △이 변호사 △나 검사에게 3분의 1로 나눠서 더했다. 그 결과 피고인들의 접대비를 '114만 원'으로 산정해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1심은 이들 모두에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이 술자리에 동석한 것으로 확인돼 향응을 제공받은 인원수가 늘어나면서 1인당 접대비가 100만 원을 넘지 않는다는 취지였다. 항소심 판단 역시 같았다.
대법원은 이 판단을 뒤집었다. 참석자별로 접대에 들어간 비용을 특정해 구분할 수 있다면, 접대받은 액수에 대한 계산법을 달리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나 검사가 대부분의 시간 동안 동석해 있었던 반면, 나머지 두 검사와 김 전 행정관이 머물렀던 시간이 각각 달랐던 점에 주목해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했다.
대법원은 접대비 481만 원 중 기본 술값을 240만 원으로 구분해 "나 검사와 검사들에 대한 향응으로 객관적이고 규범적으로 제공이 완료됐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즉, 술자리가 시작될 때부터 제공된 비용 240만 원은, 중간에 합류한 청와대 행정관을 제외하고 처음부터 술자리에 있던 사람들에게만 나눠서 계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나 검사가 제공받은 향응 가액을 산정하면 1회 100만 원을 초과할 가능성이 상당함에도 원심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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