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시선 아랑곳 않고 연구 매진
못 말리는 고집쟁이, 집요한 스타일
생성형, 초거대 AI 기반 형성 공로
노벨위원회 결정은 훌륭한 선택"
'주변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연구에 매진해온 이단아들.'
인공지능(AI)의 토대를 닦은 학문적 업적을 인정받아 올해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와 존 홉필드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은 두 학자를 이렇게 평가했다. 장 원장을 비롯해 같은 학문의 길을 걸어온 국내외 동료 학자들에게 두 수상자는 "조용한 혁명가들"이었다는 것이다.
노벨위원회 발표 직후 장 원장은 "기꺼이 얘기하겠다"며 한국일보에 전화 통화로 수상자들과의 인연을 전했다. 다음은 장 원장과의 일문일답.
-왜 이단아라고 보나.
"AI 패러다임이 여러 번 바뀌었는데, 그중에서도 신경망 방식은 기존 학문이나 연구와 전혀 달랐다. 힌턴 교수는 기존과는 전혀 다른 패러다임을 꾸준히 추구했다. 구글을 떠나면서 AI의 위험성을 경고한 것도 그의 이런 성향이 묻어난 행동이었다고 본다. 주변의 상황에 연연하지 않아 고집쟁이처럼 보일 때도 있지만, 끝내 기술적 혁명을 이뤄냈다. 홉필드 교수 역시 집요하게 연구를 해내고야 마는 스타일이었다."
-어떤 인연이 있나.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연구할 기회가 있었는데, 출근할 때 홉필드 교수와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해외 학회에서도 종종 볼 수 있었다. 과거 박사과정 때는 수상자들의 업적인 홉필드 네트워크와 볼트만 머신을 중심 주제로 연구했다. 힌튼 교수를 한국에 초대하려 했다가 불발된 적이 있다. 그는 만성 허리 통증 때문에 계속 서 있는 사람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비행기도 잘 못 탄다고 한다."
-수상의 의미는.
"이들이 한 AI 연구의 기반이 물리학이라 노벨물리학상이 수여됐다고 본다. 노벨 AI상이 없어서 아쉽지만, 지금의 생성형 AI, 초거대 AI의 기반을 형성하는 데 기여한 두 사람의 공로를 높이 샀다는 점에서 노벨위원회가 훌륭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 "
-AI 분야에 미칠 영향은.
"AI 대부들의 노벨상 수상은 앞으로 이 분야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금의 AI는 크기를 거대하게 키우는 데 중점을 두는 경향이 있다. 특히 이번 수상으로 사람의 뇌와 닮은 AI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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