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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자서전에 감명, 구미 가고 싶다"... 르완다 관료가 한국을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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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자서전에 감명, 구미 가고 싶다"... 르완다 관료가 한국을 원했다

입력
2024.10.1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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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동물의약품이 간다]
농축산부 차관·식약청 식품국장 인터뷰
"한국 수출, 기술 전수 협력 다양화 필요"
"코로나 진단키트 도움… 당장 들어오라"

동아프리카는 전통적인 방목 축산에서 현대적 축산으로 전환하며 발전하고 있지만 빠르게 늘어나는 동물용 의약품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 동물의약품 저변을 넓힐 '기회의 땅'으로 불리는 배경이다.

지리적 이점에 비싼 유럽 제품이 주로 사용됐으나 2010년대 중국·인도 저가 제품 유입으로 경쟁이 심화했고 저품질 문제가 대두됐다. 질 좋은 한국 동물의약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할 수 있다면 충분히 파고들 여지가 있다.

특히 르완다는 경상도 정도의 국토 면적과 농축산에 적합하지 않은 산악 지형에도 불구, 정치·행정의 안정에 힘입어 연평균 8% 안팎 높은 경제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등록 절차도 크게 까다롭지 않아 한국 동물의약품 수출시장 확대를 위해 공략하기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3일(현지시간) 수의사 출신인 르완다 올리버 카마나 농림축산부 차관, 에릭 니리미가보 식품의약품청 식품국장을 수도 키갈리에 위치한 각 사무실에서 만나 축산업 현안과 한국 동물의약품 수출 전망을 짚었다.

올리버 카마나 르완다 농축산부 차관

올리버 카마나 르완다 농림축산부 차관이 3일(현지시간) 키갈리 농축산부 집무실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키갈리=이유지 기자

올리버 카마나 르완다 농림축산부 차관이 3일(현지시간) 키갈리 농축산부 집무실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키갈리=이유지 기자

-농축산부가 한국과 교류가 많다고.

"르완다와 한국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농축산부도 코이카와 농업 기술 전수, 지방 개발 등 많은 사업을 함께해왔다. 현재 지사가라, 루바브 지역에서도 원예 등 관련 사업이 진행 중이다."

-르완다 마을정비 사업 '우무간다'가 한국 '새마을운동'과 비슷하다.

"고등학교 역사 선생님이 박정희 전 대통령 자서전을 선물해 줘 읽었는데 감명 깊었다. 한국 경제 발전 속도를 굉장히 앞당긴 것으로 안다. 자서전에 경북 구미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은퇴하면 한국을 찾아 구미를 방문하고 싶다. 한국과 르완다는 역사적, 문화적으로 유사한 부분이 많다. 한국에서도 영감을 받았지만 싱가포르를 모델로 삼고 있다."

-시급한 축산업계 현안은.

"대학살 이후 재건 과정에서 집집마다 젖소 한 마리를 주는 사업을 벌였다. 소가 새끼를 낳으면 다른 집에 주는 방식으로 모든 농가가 소를 한 마리씩 갖게 됐다. 덕분에 우유 생산량이 높아졌는데 유제품 가치를 높일 방안이 고민이다. 가축 사료를 배합사료로 발전시키고,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호수가 많아 수산자원이 풍부한데 활용도를 높일 방법도 모색 중이다."

-백신 보급률을 높일 방안은.

"정부의 백신 프로그램에 따라 농가가 진행하는 부분이 있는데 현재는 모로코와 협력하고 있다. 큰 목표는 르완다에서 자체 백신을 생산·보급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가는 것이다. 한국은 발전된 백신 기술을 갖고 있어 기술 전수 등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한국이 르완다에서 백신을 생산, 동아프리카 국가에 수출한다면 기쁘겠다."

에릭 니리미가보 르완다 식약청 식품국장

에릭 니리미가보 르완다 식약청 식품국장이 3일(현지시간) 키갈리 식약청 집무실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키갈리=이유지 기자

에릭 니리미가보 르완다 식약청 식품국장이 3일(현지시간) 키갈리 식약청 집무실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키갈리=이유지 기자

-동물의약품 수출 절차는.

"르완다는 외국 기업이 사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외국 투자자가 첫 번째로 가야 하는 기관은 르완다개발위원회다. 사업 종류에 따라 담당 기관이 분류되는데 축산은 식약청의 ①시설 ②제조 과정 ③제품 세 분야 인증을 거치게 된다. 이미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허가를 받은 제품이라면 진행이 더 빠를 것이다."

-동아프리카 국가 간 상호인증제도가 있다고.

"동아프리카공동체(EAC) 6개국 식약청 대표부가 주기적으로 모여 허가를 검토한다. 키갈리에 '아프리카의약품청(AMA)' 본부가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전문성이 높아 르완다가 승인한 약품은 다른 아프리카 국가로 쉽게 수출할 수 있다. 상호인정절차(MRP)를 통해 검증 수준이 높은 탄자니아 등에서 동물의약품을 등록하면 동아프리카 전 국가에 판매가 가능하다."

-한국 의약품 어떻게 보나.

"몹시 긍정적이다. 특히 코로나19 당시 다른 아프리카 나라에선 백신이 없어 죽는 사람이 많았는데, 르완다는 백신 접종률이 높고 관련 대응을 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건복지부에서 주한국 르완다 대사관에 직접 연락해 신속진단키트를 공수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향후 한국 동물의약품 수출 전망은.

"진작 들어왔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내일 당장 허가 신청하자(웃음). 빨리 와 주면 좋겠다. 더 기다릴 수가 없다. 삼성, LG, 기아, KT 등도 이미 진출해 있다."

키갈리(르완다)=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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