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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사용 2주 만에" 스위스 안락사 캡슐 결국 '가동 중단'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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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사용 2주 만에" 스위스 안락사 캡슐 결국 '가동 중단' 왜?

입력
2024.10.1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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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신청자 모집 멈춰"
"기존 대기자 기기 사용도 중단"
첫 작동 후 위법 논란...당국 수사도

스위스의 안락사 관련 비영리단체인 '더 라스트 리조트'의 자문위원이자 최고운영책임자(COO)인 피오나 스튜어트가 지난 7월 17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안락사 캡슐 '사르코'를 선보이고 있다. 취리히=AFP 연합뉴스

스위스의 안락사 관련 비영리단체인 '더 라스트 리조트'의 자문위원이자 최고운영책임자(COO)인 피오나 스튜어트가 지난 7월 17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안락사 캡슐 '사르코'를 선보이고 있다. 취리히=AFP 연합뉴스

캡슐에 들어가 버튼을 누르면 5분 내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조력 사망용 기기 '사르코(Sarco)'를 운영하는 스위스의 한 단체가 위법 논란 등 강한 반발에 부딪혀 해당 캡슐의 사용 중단을 결정했다. 사르코를 이용한 첫 사망자가 나온 지 2주일여 만이다.

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사르코의 판매와 운영을 맡고 있는 조력 사망 옹호단체 '라스트 리조트'는 이날 "신규 신청자 모집을 중단한다"면서 "현재까지 대기 명단에 올라 있는 371명의 조력자살 절차도 당분간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라스트 리조트 등에 따르면 사르코는 지난달 23일 스위스 샤프하우젠주(州) 한 숲속에서 처음 가동됐다. 64세 미국인 여성이 사르코 안에서 직접 버튼을 눌러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당시 이 기기는 사용 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가동됐기 때문에 위법 논란이 일었다. 이 여성이 사망한 날 엘리자베스 바우메-슈나이더 스위스 보건부 장관은 의회 연설에서 "사르코 사용이 합법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라스트 리조트 측은 이 여성이 "평화롭고, 빠르고, 품위 있게 죽었다"면서 사르코를 계속 쓰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스위스 지역 검찰은 즉각 수사에 착수했고 경찰은 23일 라스트 리조트의 대표인 플로리안 빌레트를 자살 방조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스위스는 1942년부터 의사가 치명적인 약물을 제공하면 환자가 이를 스스로 복용하는 방식의 '조력자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불치병을 앓는 사람만 대상이 될 수 있고 의사와 상담하며 숙려기간을 거쳐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스위스 매체 SWI에 따르면 사르코는 50세 이상이 정신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진단서만 있으면 사용 신청이 가능해 스위스의 조력자살 제도와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저산소증으로 죽음에 이르게 만드는 안락사 캡슐 '사르코'가 처음 사용된 스위스 샤프하우젠주(州)의 한 사유지 휴양림 사건 현장. AFP 연합뉴스

지난 23일(현지시간) 저산소증으로 죽음에 이르게 만드는 안락사 캡슐 '사르코'가 처음 사용된 스위스 샤프하우젠주(州)의 한 사유지 휴양림 사건 현장. AFP 연합뉴스


"안락사 캡슐의 미래 불확실해져"

뉴스위크는 7일 "이번 사건의 조사가 진행되면서 사르코의 미래는 불확실한 상태로 남게 됐으며,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이 기기 사용의) 법적, 윤리적 영향 등을 구체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7월 처음 공개된 사르코는 출시 기자회견에서 "단돈 18스위스프랑(약 2만8,000원)을 내면 영원한 잠을 잘 수 있다"는 내용으로 홍보됐다. 이 기기는 사람 한 명이 누울 수 있는 크기의 캡슐로, 뚜껑을 닫고 버튼을 누르면 질소가 뿜어져 나오고 30초 내에 공기 중 산소량이 급감해 약 5분 내 질식사하게 된다.


윤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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