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정화'를 명분으로 1980년대 신군부에 의해 강제 수용됐다가 불법 보호감호 처분까지 받은 삼청교육대 피해자들에게 국가가 정신적 손해배상(위자료)을 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 김상우)는 김모씨 등 14명과 또 다른 김모씨 등 27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두 건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10일 모두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가 법정에 출석한 일부 원고들에게 고지한 금액은 1인당 1,000만∼2억4,300여만 원이다. 원고 41명의 배상금 총액은 18억5,794만 원이다.
재판부는 판결 이유를 밝히진 않았지만, 국가가 주도한 불법 강제노역과 이어진 보호감호 처분의 위법성을 인정한 취지로 풀이된다. 앞서 같은 법원 민사합의23부는 7월 동일 취지의 소송에서 "원고들은 공권력을 남용한 불법행위로 신체의 자유와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침해당했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승소 결론이지만, 피해자 측은 인용 금액에 강한 유감을 드러냈다. 조영선 법무법인 동화 변호사는 "위헌인 계엄포고령에 의해 유기징역을 사신 분들인데, 형사보상(무죄 판결을 받은 사건에서 구금되거나 형 집행을 당한 것에 대한 보상)보다도 적어 2차 가해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삼청교육대는 1980년 8월 계엄포고 13호에 따라 검거된 6만755명 중 약 4만 명을 순화교육∙근로봉사 등 명분으로 군부대 안에 가두고 온갖 가혹행위를 일삼은 사건이다. 수용된 이들 중 재범 위험성이 있다고 평가된 7,478명은 퇴소 후에도 최장 40개월 보호감호 처분을 받고 구금됐다.
과거 법원은 "사건 발생 5년이 지나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는 이유로 피해자들이 제기한 소송을 기각해 왔다. 그러다 2018년 헌법재판소가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에서는 소멸시효를 달리 계산해야 한다'고 결정하면서 최근 삼청교육대 등 과거사 사건에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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