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한강 키드'들
"한국 사람들은 노벨문학상 못 타" 영화 자막 공유한 유태오
문화적 콤플렉스 극복 위로
"작가님 '소년이 온다' 군대에서 읽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K팝 간판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뷔는 10일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런 글을 올렸다.
아시아 여성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연예계에서도 축하 메시지가 쏟아졌다.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생의 연약함을 드러낸 한강의 강렬한 시적 산문"(노벨문학상 선정 한림원)은 대중문화로 세계를 달구는 20·30대에게도 창작의 밑거름이었다.
가수 '흰(본명 박혜원·26)'은 대표적 '한강 키드'다. 흰은 한강 작가의 '흰'을 읽고 감명받아 가수 활동 예명을 흰으로 지었다. 그는 SNS에 한강 작가의 소설 '흰' 표지 사진을 올린 뒤 "'내가 더럽혀지더라도 흰 것만을 건넬게'라는 문장을 통해 한 개인으로, 음악인으로 살아가면서 어떤 풍파나 상처가 있더라도 진심 어린 순수한 마음을 담아 음악을 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 후에도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를 비롯해 여러 작품들을 계속해서 읽으며, 시대를, 세상을 깊게 통찰하며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져주시는 존경스러운 작가님이라고 생각했다"는 글도 덧붙였다.
한강의 글은 K팝 아이돌에게도 영감의 원천이었다. 그룹 AOA 출신 배우 설현은 SNS에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 책 속 '인간은 무엇인가. 인간이 무엇이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구절을 형광펜으로 색칠한 사진을 올려 축하를 대신했다.
배우 유태오는 그가 출연한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의 한 장면을 SNS에 올려 한강 작가의 수상을 축하했다. 공유한 영화 장면엔 "한국 사람들은 노벨문학상 못 타"라는 자막이 적혀 있었다. 유태오는 "한국에 남아 있지 그랬어"라는 글을 달았다. 극 중 배역의 문화적 콤플렉스를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위로한 것이다.
방송인 최희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직접 겪은 어머니를 떠올렸다. 그는 SNS에 "어머니는 너무 마음이 아파 책장을 넘기기 힘들어 3년에 걸쳐 '소년이 온다'를 읽으셨다고 한다. 정말 축하한다"고 썼다.
배우 류덕환도 "군대에서 읽은 한강 작가님의 소설이 내게 큰 영향을 줬다"며 수상의 기쁨을 나눴다. 서점을 운영하는 방송인 김소영은 "K팝과 K콘텐츠, K푸드, K뷰티. 참 심상치 않았던 요즘 문학이라니"라며 "내 생에 한국 문화가 이토록 꽃 피우는 모습을 보다니 감격스럽다"고 했다. 배우 고현정을 비롯해 김혜수, 문가영, 김민하 등도 SNS로 한강 작가 수상 소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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