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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뮤직하이 4주년' 딘딘 "나란 사람을 알게 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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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뮤직하이 4주년' 딘딘 "나란 사람을 알게 된 시간"

입력
2024.10.11 12:45
수정
2024.10.11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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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째 SBS 파워FM '뮤직하이' 진행 중인 DJ 딘딘
"일과 삶 구분 못했던 때도 있지만... 라디오 하면서 '나'를 찾았다"

딘딘이 라디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슈퍼벨컴퍼니 제공

딘딘이 라디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슈퍼벨컴퍼니 제공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을 몸소 증명하고 있는 이가 있다. 바로 가수 겸 방송인 딘딘이다. 지난 2013년 '쇼미더머니2'로 데뷔한 그는 어느덧 11년 차 연예인이 됐다. 당시 임철이라는 본명으로 출연해 "현재 무직이다. 엄카(엄마 카드)를 쓴다"고 당당히 말하며 '힙합 된장남'이란 별명을 얻은 딘딘. 한때 철없고 통통 튀는 매력으로 주목받은 그이지만, 방송가에서 멀티플레이어로 활약하며 꾸준히 성장해왔다.

이제는 '믿보예'(믿고 보는 예능인)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될 만큼 딘딘의 존재감은 대단하다. 예능을 넘어 다양한 도전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선보인 '사인의 추억' MC를 맡기도 한 그는 시사 교양 프로그램까지 섭렵하며 진가를 입증했다. 많은 네티즌들이 그의 진행력과 '반전 매력'에 호평을 쏟아냈다.

데뷔 10주년이던 딘딘의 지난해는 특별했다. 2023 SBS 연예대상 라디오 DJ상(딘딘의 뮤직하이) 트로피를 품에 안았고, 2023 KBS 연예대상 대상(1박 2일 시즌4), 2023 KBS 연예대상 올해의 예능인상(1박 2일 시즌4), 2023년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 베스트 초이스를 수상했다. 딘딘은 라디오 DJ상을 받은 당시 "진짜 (이 상을) 받고 싶었다"며 "세상이 참 각박하고 살기 힘들다 느낄 때 밤 11시에 라디오 생방 부스에 앉으면 안도감이 온다. 하루가 끝나고 힐링이 되는 시간"이라면서 '뮤직하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쉼없이 달려온 딘딘에게 라디오는 또다른 만족감을 선사했다. 심적으로도 큰 폭의 성장을 이뤘다. 센스 있는 입담과 게스트들과의 친화력으로 청취자들에 즐거움을 줬고, 어느덧 4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SBS 파워FM '딘딘의 뮤직하이' DJ 딘딘을 직접 만나 4주년 소감과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딘딘이 라디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슈퍼벨컴퍼니 제공

딘딘이 라디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슈퍼벨컴퍼니 제공

-4주년을 축하한다. 기분이 어떤가.

"기쁘고 청취자분들께 감사하다. 사실 1, 2, 3주년까지는 너무 벅찼다. (기념하는) 글도 장문으로 쓰고 제작진들끼리도 벽에다 뭘 붙이고 이벤트도 하고 했는데 4주년이 되니까 '왜 이렇게 호들갑을 떨었지' 싶더라. 하하. 라디오 DJ를 하는 게 너무 즐겁고 오랫동안 하고 싶다. 그래서 '앞으로도 한참 더 할 거 같은데 (유난스럽게) 챙기지 말자'고 했다. 라디오를 할 때는 좀 덜 까불게 되더라."

-DJ를 하면서 칭찬도 많이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라디오 하면서 진행력이 많이 늘었다고 많은 선배들이 이야기해 주신다. 실제로 바보를 갖다 앉혀놔도 진행 능력이 생긴다고 하더라. 하하. 요즘은 정해진 시간 안에 배분을 해서 질문을 할 때나 선곡으로 넘어갈 때 소름 끼친다. '와, 나 잘하네' 싶다. PD님이 일을 한지 20년이 넘었는데 '진짜 진행 잘한다'고 말해줘서 그냥 하는 소리겠거니 했다. 그런데 '사인의 추억'을 찍고 나서 봤는데 진행을 너무 잘하는 거다. 댓글도 잘한다고 해주니까 기분이 좋았다. 나도 모르게 발전을 하고 있었구나 싶다. 예전에는 웃기고만 싶었는데 재치 있게 웃기는 게 멋지단 걸 깨달았다. 그러다 보니 진행도 진중하게 하려고 한다."

-DJ에 도전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라디오 게스트를 엄청 많이 했다. 7개 정도 했는데 DJ가 부럽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스페셜 DJ를 몇 번 했는데 재밌더라. 김숙 송은이 누나가 하던 '언니네 라디오' 후발로 클릭비 김상혁 형이랑 '오빠네 라디오'를 했었다. 정식 DJ는 처음이었는데 1년 정도 하고 날아갔다. 낮 시간대 텐션이 어렵다. 그 뒤에 3개월 있다가 심야 라디오를 하자고 연락이 왔다. 나는 심야 라디오에 대한 로망이 있었기 때문에 큰 고민 안 하고 시작을 했다."

-어떤 DJ가 되고자 했나.

"방송에서는 밝고 긍정적이고 높은 텐션을 보여주는데 늘상 그렇게 살 수는 없다. 평상시의 내 텐션이 있지 않나. 라디오가 필터링이 안된 깨끗한 상태의 나를 보여줄 수 있다. 낮은 텐션을 억지로 올리는 건 힘들다. 내가 해보니까 라디오는 거짓으로 할 수 있는 매체가 아니다. 매일 하니까 너무 높은 텐션을 잡고 가면 금방 지칠 거 같아서 제일 편안한 나의 모습을 보여주자고 생각했다."

-심야 라디오가 힘들진 않나.

"생방은 주 2회 하고 사전 녹음을 진행한다. 텐션을 높여서 하는 거면 힘들텐데 편하게 얘기하듯이 하다 가니까 오히려 안 힘들다. 하루를 잘 마무리하는 느낌이다. 심적으로 차분해진다. 생방송이 있는 날은 사적인 약속 등을 할 수 없지만 오히려 건강하게 살아서 좋다."

-라디오에선 평소의 딘딘 목소리와 다른 느낌이더라.

"사실 일부러 목소리를 바꾼 건 아닌데 청취자분들이 '생각보다 목소리가 좋네요'라고 하시더라. 처음 라디오를 할 때 입봉한 여자 PD였는데 '(아직도) 생각나는 전 남친 같은 목소리면 좋겠다' 하더라. 그런 로망이 있는 것 같다. 내 라디오를 처음 듣는 분들은 새롭다는 분들도 계시고 분위기를 너무 잡아서 못 듣겠다고도 한다. 하하. 라디오 처음 들어왔을 때는 평상시 텐션이 높았다. 그런데 정작 해야 할 때 힘을 못 쓰니까 평상시 텐션도 낮아지더라. 지금은 내 주변 지인들이 라디오를 들으면 딱 나라고 느낀다."

-DJ가 삶에도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인가.

"방송인들이 라디오를 힘들어하는데 애정이 없으면 못한다. 엄청 큰 부를 가져다 주는 게 아니다 보니까 정말 좋아야 할 수 있다. 나는 잘 맞는 거 같다. 지인들이 '왜 그렇게 DJ 오래 하냐' 묻는데, 굳이 관둘 이유가 없다. 계속 하고 싶다. 처음 방송을 시작했을 때는 마냥 재밌었다. 연예인들도 보고 신기하고 행복했다. 자연스럽게 많은 곳에서 날 찾아줬는데 어느 순간 '자유롭고 싶다'라는 헛된 생각을 하게 되더라. 삶과 일의 구분을 못 뒀었다. 사석에서도 방송하듯이 살았다. 이제는 구분이 좀 되니까 좋다. 라디오를 하면서 나를 많이 찾은 듯하다."

-스스로를 찾았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걸까.

"원래는 오늘 하루 무슨 행동을 하고 내가 어땠는지를 생각할 겨를 없이 에너지를 다 쏟고 자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라디오에 사연이 오면 내 이야기를 하게 되지 않나. 나는 이걸 어찌 생각하는지 곱씹어본다. 나란 사람을 들여다 보기 시작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진짜 많이 알게 됐다. 심야 라디오니까 자기 전에 명상하는 느낌이다. 힘이 쫙 빠지고 명상하고 이제 집에 가서 자야겠다 하는 느낌이 든다. 힐링이 된다."

-딘딘이 생각하는 라디오의 매력을 알려준다면.

"라디오가 명상이라 느끼는 것 중 하나는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이 든다는 거다. 하지만 밖에 나가는 순간 세상이 너무 차갑고 자극적이고 거센 바람이 분다. 막상 살아보면 안 그런데 뉴스를 보면 세상이 험하지 않나. 자칫 라디오는 재미가 없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오히려 듣다 보면 '이게 사람 사는 거야'란 생각이 든다. 뉴스에 나오는 범죄자들보다 세상엔 정상인들이 훨씬 많다. 마음의 안정을 많이 얻는다. 요즘 젊은이들도 아날로그적인 걸 좋아해서 라디오를 듣는 거 같다. 나는 라디오가 제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매체라고 생각한다. 그게 이 시대에도 라디오가 이어지는 힘 아닐까."

-향후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나.

"내가 '그것이 알고 싶다'를 좋아하는데 '사인의 추억'이라는 컨텐츠를 유성호 교수님이랑 같이 했었다. 진행자로서 전문가랑 같이 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해 보고 싶더라. 내가 모르는 분야를 할 때 진짜 리액션이 나온다. 궁금한 마음에 제작진이 귀찮아할 정도로 자료를 요청하기도 하고 내가 희한한 걸 찾아내서 보내곤 했다. 사실 교양 프로그램이라 출연료도 적지만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즐겁다. 재밌는 프로그램은 많이 하고 있으니까 새로운 도전도 하고 싶은 것 같다."


유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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