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안목 참 대단하다" 한강·봉준호·황동혁 미리 알아본 그 사람 누구?
알림

"안목 참 대단하다" 한강·봉준호·황동혁 미리 알아본 그 사람 누구?

입력
2024.10.11 15:30
수정
2024.10.11 16:40
0 0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낭보 뒤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재조명
리스트 오른 뒤 국제무대서 성과

11일 오전 제주의 한 서점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소설이 진열돼 있다. 한국 작가 최초로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알려진 뒤 제주4·3의 아픔을 담은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11일 오전 제주의 한 서점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소설이 진열돼 있다. 한국 작가 최초로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알려진 뒤 제주4·3의 아픔을 담은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소설가 한강(53)의 노벨문학상 수상 낭보가 날아든 뒤, 그가 2016년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수난을 받은 사실도 뒤늦게 거론되고 있다. 한강뿐 아니라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만든 황동혁 감독이나,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헤어질 결심'의 박찬욱 감독도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 역시 재조명되고 있다.

11일 문화체육관광부가 2019년 2월 발간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 백서'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당시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문화예술인과 피해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는 야당 정치인을 지지하거나 세월호 참사 관련 시국선언을 한 문화예술인 등 특정 문화·단체 명단을 작성하고, 문체부에 이들을 정부 지원에서 배제하도록 했다. 백서에는 한강뿐 아니라 황동혁·봉준호·박찬욱 감독 등 해외 권위 있는 상을 수상해 한국 영화계의 획을 그은 인물들이 올라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모친인 고 육영수 여사의 서거 50주기를 하루 앞둔 8월 14일 충북 옥천군에 있는 어머니 생가를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옥천=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모친인 고 육영수 여사의 서거 50주기를 하루 앞둔 8월 14일 충북 옥천군에 있는 어머니 생가를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옥천=연합뉴스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들은 정부의 차별과 탄압이 무색할 만큼 한국 작품을 세계에 알리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한강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이 알려진 2016년 '채식주의자'로 영국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았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을 수사한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청와대가 한강의 맨부커상 수상 뒤 '한강에게 축전을 보내달라'는 문체부 요청을 청와대가 거부했다"는 문체부 관계자 진술을 확보하기도 했다.

'블랙리스트 영화 목록'의 근거가 되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보고서'의 해외 한국영화제 상영 배제 목록 부분.

'블랙리스트 영화 목록'의 근거가 되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보고서'의 해외 한국영화제 상영 배제 목록 부분.

박근혜 정부는 사회 비판적 영화에 대해 '좌편향'으로 낙인찍고 해외 영화제 상영을 막았지만 이후 빛나는 성과가 쏟아졌다. '정치 편향'으로 규정된 영화 '도가니'의 황동혁 감독은 2022년 '오징어 게임'으로 미국 에미상 6관왕에 올랐고, 역시 '좌편향 영화'로 찍힌 '살인의 추억', '설국열차'의 봉준호 감독 역시 2020년 '기생충'으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 신화를 썼다. '공동경비구역 JSA' 등을 만든 박찬욱 감독도 2022년 칸 영화제 감독상을 거머쥐었다.

이 때문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박근혜 정부가 이들을 '월드 클래스'(World Class·세계 최고 수준)로 만든 것이 아니냐"는 조롱도 나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블랙리스트에 등재된 인물들이 역대급이다. 현재 박 전 대통령이 재평가되고 있다"고 했다. "이제 국제적으로 인정받으려면 보수 정권에서 블랙리스트에 올라야 한다" "박 전 대통령의 선견지명은 알아줘야 한다" 등의 반응도 나왔다.


이현주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