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개선된 한일관계 더 발전을"
아세안정상회의서 아시아판 나토 봉인
자민당에는 '나토 논의 조직 설치' 지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첫 한일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의 외교 노선 계승 의지를 거듭 드러냈다. 한일관계 개선 기조를 이어가 양국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하려는 취지다. 그러나 이시바 총리가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창설' 의지를 꺾지 않고 있어 향후 한일관계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일본 아사히신문, 마이니치신문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지난 10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전 총리가 크게 개선한 양국 관계를 이어가고 더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라오스를 찾았다. 이날 두 정상의 만남은 이시바 총리 취임 후 9일 만에 성사된 첫 정상회담이었다.
이시바 총리는 취임 이후 줄곧 한일관계 중요성을 언급해 왔다. 그는 지난 4일 일본 국회 연설에서 "현재 전략 환경 아래에서 일한(한일)이 긴밀히 협력해 나가는 것이 쌍방 이익에 매우 중요하다"며 "한일 간에는 어려운 문제도 있지만 내년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더욱 견고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도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 발전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사히는 한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한국도 이시바 총리가 기시다 전 총리의 양국 관계 개선 기조를 이어갈지 확인하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시바 총리가 추진하려는 아시아판 나토가 양국 관계에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아시아판 나토는 북한·중국·러시아의 군비 증강에 대응하고자 제안한 안보 공약이지만, 전쟁 수행 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일본 헌법에 어긋나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무엇보다 일본의 군비 증강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점이 문제로, 중국과의 경제 협력이 중요한 아세안 회원국들도 부정적이다.
이시바 총리도 이를 의식한 듯 라오스에서 아시아판 나토를 언급하지 않았다. 마이니치신문은 "이시바 총리는 아세안과의 관계를 고려해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아시아판 나토 구상을 봉인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시바 총리는 일본 국내에서는 아시아판 나토 실현을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일본 집권 자민당은 지난 10일 총선 공약을 발표하면서 "이시바 총리 지시로 당내에 아시아판 나토 창설을 논의할 새로운 조직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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