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인터뷰, 노래 부른 영상 등 재조명
"꿈에 들린 음악으로 작곡·작사"
"시상처럼 떠오른 악상...2006년 음반 내"
일상에서 들은 음악 목록도 다시 관심
아시아 여성 작가 중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53)이 십수 년 전 자작곡을 담은 음반을 만드는 등 음악에도 조예가 깊다는 사실이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그가 작업하고 휴식하며 일상을 보낼 때 듣는 음악을 묶은 '플레이리스트'도 재조명받고 있다.
한강의 작곡·작사 경력은 팟캐스트 플랫폼 '팟빵'의 오디오매거진 '조용한 생활'이 지난 2021년 2월 공개한 인터뷰를 통해 확인됐다. 당시 한강은 진행자에게 "23분짜리 음반을 2006년에 만들었다"면서 작사·작곡을 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채식주의자' 3부를 쓰던 2005년에 갑자기 꿈에 어떤 음악이 들리는 경험을 했다고 한다. 노랫말이 붙은 음악이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해 그걸 외우고 노래로 만들었다. 그는 이 경험이 "시상(詩想)이 떠오르는 방식과 비슷했다"고 말했다. 음반을 만든 다음 해 한강은 '채식주의자'를 출간한다.
진행자가 '작곡 경험이 없었는데 작곡을 한 것인가'라고 묻자 한강은 "중학교 3학년 때 피아노를 배우면서 오선지에 곡을 써보고 몇십 년 동안 안 해봤는데, 갑자기 악상이 떠오르더라. 반복하다 보니 또 다음 노래가 떠올랐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땐 다른 사람과 만나서 얘기하다가도 문득 피아노 선율이 들렸다. 당시에 20곡을 쓴 적도 있다. 노래가 쏟아져 내려왔다"고 회상했다.
"테이프에 녹음한 자작곡, 음반으로 이어져"
작사·작곡의 결과물을 음반으로 만든 배경에 대해 한강은 "마침 오래된 녹음기가 있어서 카세트 공테이프로 (내가 만든 음악을) 녹음하고 피아니스트인 친구에게 들려줬다"면서 "(친구가) '추억을 위해 음반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가 만든 곡은 현재 유튜브에 공개돼 있다. '새벽의 노래', '12월 이야기', '나무는', '안녕이라 말했다 해도' 등이다.
한강의 수상 소식이 전해지며 그가 일상에서 즐겨 듣는다는 음악 목록도 덩달아 관심을 끌고 있다. 출판사 '문학동네'의 유튜브 채널은 2021년 12월 한 작가가 즐겨 듣는 국내외 대중음악 7곡을 영상 형태로 소개해 놓았다. 영상에 출연한 한 작가는 김광석의 '나의 노래'를 소개하며 "가장 열심히 집필하던 시기에 작업과 운동을 병행하며 들었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3년 전 공개된 이 콘텐츠를 다시 찾아 그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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