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NYT, 한국 첫 노벨문학상 '여성'에 주목
"여성 차별 한국서 문학은 힘 표현할 창구"
"한강 작가를 비롯해 한국 여성 작가들이 보여주는 작품은 여전히 매우 가부장적이고, 때론 여성 혐오적인 한국 문화에 대한 저항의 한 형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한 여성이 한국 최초의 노벨문학상을 받은 일이 말해주는 것들'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이런 진단을 내렸다. NYT는 남성 중심의 한국 문학 평론계가 첫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로 고은 시인을 꼽아왔다는 점을 짚었다. 그러면서 "고은 작가가 성 추문에 휩싸이기 전까지 노벨문학상 발표 시기가 되면 작가의 집 앞에 기자들이 모여 대기했다"며 "한강 작가는 이런 군중을 모은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여성들이 정치, 경제, 뉴스 미디어에서 차별 받는 한국에서 문학은 여성이 자신의 힘을 표현하는 창구라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소설집 '저주토끼'를 쓴 작가 정보라는 한강 작가를 비롯해 한국 여성 작가들의 글쓰기는 "반대와 저항의 한 형태"라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한국계 미국인 작가 크리스 리는 "(문학은) 성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공간 중 하나"라며 "모든 연령대와 모든 성별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동안 영어로 번역되는 한국 여성 작가들의 책들은 주로 모성이나 신체의 이미지와 같이 여성에게 전형적인 주제로 여겨지는 것들을 다뤘다.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 등이 국제적으로 관심을 얻었지만, 이제 독자들은 페미니즘 소재 이상의 작품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한국인이 노벨상을 받은 건 200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두 사람 모두 한반도 분단과 전쟁, 군사 독재, 민주주의와 노동권을 위한 피비린내 나는 긴 투쟁 등 격동의 현대사와 깊이 관련 있다고 매체는 짚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