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 벗어난 장내 선물 매매
손실 커지자 스왑거래로 속여
"당국 신고... 필요시 법적 조치"
신한투자증권이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 공급자(LP) 운용 과정에서 1,000억 원 넘는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장내 선물 매매 및 청산에 따라 1,300억 원으로 추정되는 손실이 발생했다고 11일 주요 경영상황 공시를 통해 밝혔다. 증권사로 대표되는 금융투자업자는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에서 정하는 금융사고 등으로 직전 분기 말 자기 자본의 100분의 2에 상당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손실이 발생했거나 예상되는 경우 이를 공시해야 한다.
공시에 따르면, ETF LP가 목적에서 벗어난 장내 선물 매매를 진행해 과대 손실이 발생했고, 이를 스왑거래인 것처럼 허위로 등록한 정황이 발견됐다. LP는 매수와 매도 호가를 지속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안정적인 가격 형성을 유도하는 기능을 하는데, 이 목적에서 벗어나 추가 수익을 추구하는 선물 매매를 하다 과도한 손실이 발생하자 허위 스왑거래로 감추려 했다는 것이다. 스왑거래는 미래 특정 시점 또는 기간에 금융자산이나 상품 등을 서로 교환하는 거래를 말한다.
이 같은 행위는 8월 2일부터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국내외 증시가 폭락한 ‘검은 월요일(8월 5일)’을 거치며 손실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당시 코스피는 -8.77%로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달 10일 내부통제시스템을 통해 허위 스왑거래 등록을 발견, 내부 조사로 사실을 확인한 뒤 감독당국에 신고했다. 이번 사건으로 투자자 손실이 발생한 것은 아니고, 증권사의 운용자산에 손실이 생긴 것이란 설명이다. 손실 금액은 회계에 반영된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현재 내부 감사 중”이라며 “필요한 경우 법적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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