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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보면서 불면증 고친다… 디지털 치료제 시대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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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보면서 불면증 고친다… 디지털 치료제 시대 성큼

입력
2024.10.15 09:0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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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디지털 의료기기 시장 연 20% 이상 성장
병원에 가지 않아도 맞춤형 관리 장점

국내 첫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인 '솜즈' 화면. 에임메드 제공

국내 첫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인 '솜즈' 화면. 에임메드 제공

시야장애 치료제 비비드브레인(3호)을 포함해 현재까지 국내에서 승인된 디지털 치료제는 네 개다. 환자가 작성하는 수면 일기를 바탕으로 불면증을 치료하는 솜즈(1호)와 웰트아이(2호), 폐 질환 환자에게 호흡재활 치료를 돕는 이지브레스(4호)가 있다.

솜즈와 웰트아이는 만성 불면증 환자를 위한 표준치료법인 불면증 인지행동치료법(CBT-I)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구현한 디지털 치료기기다. CBT-I는 수면 효율을 높이고 환자들이 가진 잘못된 수면 습관을 개선하는 치료 기법이다.

환자가 매일 솜즈 앱에 수면일기를 기록하면 침대에 누워 있었던 시간 중 실제 수면시간 비율(수면 효율)을 앱이 계산한 뒤 수면 효율이 낮을 경우 누워 있는 시간을 줄여 보라고 알려주는 식이다. 병원에 가지 않아도 앱을 통해 수면 습관을 교육받거나, 수면 관련 잘못된 행동을 교정할 수 있다.

올해 1월 만성 불면증 환자에게 첫 솜즈 처방을 내린 이유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잘 때가 되면 불면증 환자는 '오늘 밤에도 잠들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긴장도가 올라간다"며 "앱의 동영상을 통해 복식호흡으로 근육을 어떻게 이완할 수 있는지 알려주면 불필요한 긴장도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6~9주 진행되는 솜즈의 치료 효과는 60% 안팎이다. 환자 10명이 치료를 받을 경우 6명에게서 불면증 개선 효과가 나타난다는 뜻이다. 대면 치료를 하는 CBT-I의 치료 효과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이 교수는 "디지털 기술 접근성이 높아져 불면증에 대한 비약물적 치료를 더욱 쉽게 받을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디지털 치료제 시장은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 급속한 고령화로 맞춤형 의료와 실시간 모니터링, 일상생활 속에서의 지속적인 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다. 삼정KPMG의 '3세대 신약 디지털 치료제의 투자 동향과 미래 전략 보고서'를 보면, 전 세계 디지털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19년부터 연평균 20.5% 성장 중이다. 내년에는 89억 달러(약 12조 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디지털 치료제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솜즈는 품목 허가를 받고 첫 처방하기까지 약 11개월이 걸렸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가한 후에도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심의를 거쳐야 처방을 할 수 있어서다.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는 비급여 진료 항목인 점도 디지털 치료제 처방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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