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청년 금융 실태조사
45% 대출 소유, 평균 3.1건
20만 명은 장기연체에 빠져
주식·코인 관련 대출 남성이 여성 2배
우리나라 청년(19~39세) 절반이 대출을 받고 있으며 이 중 12%는 고위험 대출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평균 대출액은 8,000만 원을 웃돌았다. 아직 사회에 진출하지 않았거나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청년들이 '빚더미'에 허덕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서민금융진흥원(서금원)에서 받은 '청년 금융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의 45.5%가 대출을 받고 있으며 평균 대출 건수는 3.1건이었다.
금융위원회 산하 준공공기관인 서금원은 코로나19 이후 청년층의 빚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지난해 청년층의 금융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를 단행했다. 2017년 청년·대학생 금융 실태조사 이후 7년 만에 정부가 내놓은 보고서다.
조사 대상 청년은 총 1,238만5,201명으로 20대가 518만6,635명, 30대가 719만8,566명이다. 이들의 신용평가 정보를 분석한 결과, 2023년 평균 대출액은 8,100만 원으로 2022년 대비 600만 원이 증가했다.
대출자 가운데 11.8%는 신용평점이 하위 10%인 670점 이하의 고위험 대출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부담하게 되며 연체로 빠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20만6,742명(전체 청년의 1.7%)이 90일 이상의 장기 연체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청년의 28.8%가 신용대출을 받았는데, 이는 만 19세 이상 전체 연령의 신용대출 비율(22.8%)보다 높은 수준이다. 청년들의 평균 신용대출액은 1,700만 원이었다. 이에 반해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청년은 전체의 6%로 전체 평균(11.1%)보다 적었다.
청년 71.4%는 신용카드를 개설해 쓰고 있으며 평균적으로 2.3개를 소유하고 있었다. 50만 원 이상 신용카드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리볼빙)을 사용 중인 청년은 약 13만 명으로 전체의 1%를 차지했다. 리볼빙 상품의 이자는 연 15%를 훌쩍 넘어 고금리 대출로 분류된다.
서금원은 청년 1,500명을 대상으로 보다 심층적인 금융 실태조사를 진행했는데, 부채 경험 및 보유자는 전체의 37.9%로 조사됐다. 이들의 평균 부채 잔액은 6,987만 원이었다. 주거 관련 부채(1억2,246만 원), 기타 부채(2,807만 원), 주식 및 코인 투자 관련 부채(1,855만 원) 순으로 높았다. 이 중 주식 및 코인 투자 관련 부채의 경우 남성(2,124만 원)이 여성(1,171만 원)보다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금원은 보고서에서 "청년의 장기 연체율(1.7%)은 전체 연체자 비율(1.6%)보다 높고 청년 장기 연체자 20만 명은 중요한 사회이슈로 제기되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제도적 개입이 적극적으로 실시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많은 청년들이 빚과 함께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청년들에게 꼭 필요한 맞춤형 정책을 통해 청년들의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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