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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약품 아프리카 수출 첫걸음, 숨은 조력자는 '한인 1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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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약품 아프리카 수출 첫걸음, 숨은 조력자는 '한인 1세대'

입력
2024.10.18 04: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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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동물의약품이 간다]
박상주 르완다 고릴라피드·푸드 대표
연매출 150억 원, 현지 사료업계 1위
강광종 회장 등 '삼총사'… 한인회 창단

르완다 한인 1세대 박상주 고릴라피드·푸드 대표가 1일(현지시간) 르완다 수도 키갈리에 위치한 자사 공장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키갈리=이유지 기자

르완다 한인 1세대 박상주 고릴라피드·푸드 대표가 1일(현지시간) 르완다 수도 키갈리에 위치한 자사 공장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키갈리=이유지 기자

한국 동물용의약품의 아프리카 수출 첫걸음을 상징하는 '농림축산식품부 르완다 시장개척단' 파견엔 숨은 조력자가 있다. 르완다 한인 1세대 박상주(63) 고릴라피드·푸드 대표다. 고릴라피드는 르완다 동물 사료시장 지분 30% 이상을 차지하며 업계 1위로 올라섰다. 그가 10년여 닦아 온 길은 한국 기업의 르완다 진출 발판이 되고 있다.

르완다 한인 1세대 박상주 고릴라피드·푸드 대표가 1일(현지시간) 르완다 수도 키갈리에 위치한 자사 사료 공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키갈리=이유지 기자

르완다 한인 1세대 박상주 고릴라피드·푸드 대표가 1일(현지시간) 르완다 수도 키갈리에 위치한 자사 사료 공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키갈리=이유지 기자


르완다 고릴라피드에서 생산하는 육계용 사료가 1일(현지시간) 제조공장에 쌓여있다. 키갈리=이유지 기자

르완다 고릴라피드에서 생산하는 육계용 사료가 1일(현지시간) 제조공장에 쌓여있다. 키갈리=이유지 기자

1일(현지시간) 르완다 수도 키갈리 시내에서 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거리, 르완다인 수십 명이 사료 포대를 옮기고 있는 거대한 공장이 나타났다. 박 대표가 운영하는 고릴라피드·푸드다. 이곳에서 만난 그는 "사료는 동물의약품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아직 시장이 크진 않지만 인구증가율이 높아 성장 가능성이 크고, 계란·육계 등을 사 먹을 수 있는 환경이 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동물의약품 전문 제조업체 이글벳에서 수출 책임자로 근무하던 박 대표는 아프리카를 자주 오가며 시장성을 포착했다. 이글벳에 에티오피아 등 수출 활로를 열어준 박 대표는 개인사업의 꿈을 품고 2005년 케냐에서 동물사료 사업을 시작했다. 2015년 비교적 정치 풍토가 안정되고 인허가 절차가 투명해 사업 환경이 좋은 르완다로 자리를 옮겼다.

한인 1세대 박상주 대표가 운영하는 고릴라피드 공장에서 1일(현지시간) 르완다인 직원이 사료를 배합하고 있다. 키갈리=이유지 기자

한인 1세대 박상주 대표가 운영하는 고릴라피드 공장에서 1일(현지시간) 르완다인 직원이 사료를 배합하고 있다. 키갈리=이유지 기자


한인 1세대 박상주 대표가 운영하는 고릴라피드 공장에서 1일(현지시간) 르완다인 직원들이 사료를 옮기고 있다. 키갈리=이유지 기자

한인 1세대 박상주 대표가 운영하는 고릴라피드 공장에서 1일(현지시간) 르완다인 직원들이 사료를 옮기고 있다. 키갈리=이유지 기자

한국인이 르완다에서 사업을 하는 데 고충도 셀 수 없었다. 박 대표는 "그 세월을 말로 다 할 수 있겠냐"며 미소로 답을 대신했다. 어려움을 딛고 지난해 기준 고릴라피드는 연매출 150억 원에 달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주요 식량원인 옥수수제분을 생산하는 고릴라푸드 제품도 인기를 얻고 있다. 현지 직원을 채용하면서 박 대표는 르완다인 120명을 먹여 살리고 있다.

박 대표는 르완다 정관계, 축산업계 관계자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한국 정부나 기업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사전 현황 자료 제공은 물론, 시장개척단 간담회에 아프리카 각국 축산업계 이해관계자를 불러 모은 것도 박 대표다. 정병곤 한국동물약품협회장은 "그가 있었기에 시장 개척 가능성을 보고 기업들이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정우진(윗줄 오른쪽 두 번째) 주르완다 한국 대사와 강광종(윗줄 오른쪽 세 번째) 초대 르완다 한인회장이 5월 23일 한인회 및 대사관 직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주르완다 대한민국 대사관 제공

정우진(윗줄 오른쪽 두 번째) 주르완다 한국 대사와 강광종(윗줄 오른쪽 세 번째) 초대 르완다 한인회장이 5월 23일 한인회 및 대사관 직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주르완다 대한민국 대사관 제공

그뿐만 아니다. 건설업체와 함께 현지에서 1등으로 꼽히는 한식당을 운영하는 강광종(64) 한인회장, 르완다 경찰청 건설사업을 수주해 연매출 120억 원을 달성하고 최근 운전면허시험 체계 도입 관련 정부 용역도 따낸 박상열(65) 동일건설 상무는 박 대표와 나란히 먼저 안착해 250명 상당 교민을 돕는 '삼총사'로 불린다.

이들은 올해 5월 정우진 주르완다 한국 대사의 권유로 한인회를 창단했다. 한인 1세대가 르완다 땅을 밟은 지 십여 년 만이다. 정 대사는 "국가 간 교역, 기업 수출은 하루아침에 성사되는 것이 아니고 사람이 오가야 길이 난다"며 "그 길목에서 르완다 한인 1세대가 큰 역할을 해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한인회 도움이 필요한 일이 생기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키갈리=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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