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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 40%는 조건 없이 수수료 인하’ 배민 새 상생안 꺼냈지만… 입점업체 마음 못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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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 40%는 조건 없이 수수료 인하’ 배민 새 상생안 꺼냈지만… 입점업체 마음 못 돌렸다

입력
2024.10.14 19:10
수정
2024.10.14 19:29
0 0

14일 상생협의체 7차 회의 개최
배민 차등 수수료 '수정안' 제시
상위 60~80% 식당 9.8→6.8%
입점단체들은 5%대 수수료 고수
23일 추가 회의서 막바지 논의

배민 라이더스 오토바이 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배민 라이더스 오토바이 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수수료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7월 출범한 배달 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가 헛바퀴만 돌리고 있다. 배달의민족(배민)은 배달 매출 하위 20~40% 점주에게 현행 중개수수료율보다 3%포인트 인하한 6.8%, 하위 20%에는 공공 배달 앱 수준인 2.0%를 적용하는 상생안을 제시했다. 당초 점주가 손님에게 제공하는 할인 혜택에 따라 수수료율을 달리 적용하는 조건부 차등안도 철회했다. 하지만 입점업체는 여전히 상위 60% 점주는 10%에 가까운 수수료율을 적용받는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 중재에 나설 계획이나 양측 입장 차가 너무 커 최종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14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상생협의체 7차 회의에서 배민은 이 같은 내용의 2차 상생안을 제시했다.

앞서 8일 열린 6차 회의 당시 배민은 수수료를 △상위 60% 미만 점주는 지금처럼 9.8% △60~80% 미만은 4.9~6.8% △80~100%는 2.0%를 부과하는 1차 상생안을 냈다. 이 중 상위 60~80% 구간은 조건부 차등 안이었다. 가령 상위 60~80% 구간에 속하는 점주가 손님에게 제공하는 할인 혜택이 1,000원이면 6.8%, 1,500원이면 4.9% 수수료를 적용하겠다는 것. 이를 두고 "점주 할인을 조건으로 배달 앱이 선심 쓰듯 중개 수수료율을 내리는 게 말이 되느냐"는 반발이 나왔다.

이에 배민 측은 이날 해당 조건을 삭제한 수정안을 내놓았다. 상위 60~80% 구간은 일괄적으로 6.8% 수수료율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수수료 구간은 9.8%, 6.8%, 2.0% 등으로 간단해진다. 요기요 또한 이날 회의에서 매출 하위 40% 점주가 내는 수수료 중 20%를 광고비 등에 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쿠팡이츠가 제출한 상생안에는 수수료 인하 내용은 담겨있지 않았다.

하지만 전국가맹점주협의회를 비롯한 4개 입점단체들은 3개 회사의 상생안을 모두 반대했다. 한 회의 참석자는 배민 측이 8월 수수료율을 3%포인트 인상(6.8%→9.8%)한 사실을 거론하며 "입점 식당의 80%까지는 기존처럼 높은 수수료를 받겠다는 것인데 이게 어떻게 상생안이냐"고 했다. 입점단체 측은 먼저 9.8%인 중개 수수료율을 5% 수준까지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입장 차를 확인했다"고 했다.

정부는 23일 8차 회의를 열어 또 한 번 중재에 나선다. 정부가 선임한 공익위원들은 입점단체가 제시한 4대 요구안 중 수수료 인하를 뺀 나머지는 접점을 찾을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영수증에 식당이 부담하는 수수료·배달비를 표기해 소비자가 음식값을 알 수 있게 하는 방안을 배민 측이 일부 수용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또 배달 기사 위치 정보를 식당에 공유하는 방안도 배민은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자사 앱에서 최저 가격을 요구하는 '최혜 대우' 문제는 공정위가 현재 조사 중이다.

상생협의체의 한 위원은 "배민이 지난 회의보다 진전된 방안을 가지고 오는 등 느리긴 하지만 조금씩 접점을 찾아가고 있다"며 "수수료 인하 문제에서 서로 조금씩 양보할 수 있다면 다른 요구안과 엮어 중재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입점단체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 문제만큼은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준석 기자
세종= 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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