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만병통치약 아니다"
인하 늦었다는 비판 적극 반박도
"출마하나" 질문엔 "전혀 생각 없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가계대출 정책을 둘러싼 혼선에 대해 “저도 일정 책임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금리 인하 시기가 너무 늦었다는 비판에는 적극 반박했다.
이 총재는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갑작스러운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연기 등 오락가락한 정책이 집값 상승세에 기름을 끼얹었다. 한은 총재도 거시경제금융회의(F4 회의)의 한 축”이라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적에 이같이 답했다. 이후 질의에서도 “스트레스 DSR 연기가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준 것을 부인하거나, 제가 책임에서 자유롭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거듭 말했다. 다만 “당시 초관심사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안정화였고,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는 것을 보자마자 정부가 강력한 미시적 정책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라고도 강조했다. 여러 구조적 요인도 같이 들여다봐야 한다는 취지다. 이번 금리 인하의 민간소비 촉진 효과를 묻는 질문엔 “한 차례로는 효과가 크지 않고, 앞으로 (금리 인하) 몇 차례를 어떤 속도로 하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따라 내리기 어렵다는 지적에도 공감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은행 자산 중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이 과도하게 큰 만큼 줄이는 과정에서 대출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금리인하 실기’ 주장에는 “1년쯤 지난 다음 평가해달라”며 선을 그었다. 7월부터 기준금리 인하를 고민하고 있었지만, 수도권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너무 빨라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주지 않기 위해 잠깐 쉬었다 내릴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선제적 금리 인하를 주장한 한국개발연구원(KDI) 견해도 반박했다. 이 총재는 “금리를 낮춰 성장률만 올리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좋은 것인지는 경기와 금융 안정 중 어디에 방점을 두느냐에 따라 생각이 다를 수 있다”면서 “한은은 가계부채가 증가한 구조적 원인도 없애 가며 (금리 인하를) 해야 한다는 면에서 시각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서울 상위권 대학의 ‘지역별 비례선발제’ 도입을 제안한 한은의 최근 보고서에 대해서도 위원 질의가 쏟아졌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 주요 대학의 부정적 반응을 전하자 이 총재는 “전 세계 어느 대학도 한 지역에 있는 사람만 많이 뽑지 않는데 왜 우리만 꼭 성적으로 뽑아야 하는지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정치적 고려 없이 논쟁적 정책 제안을 내놓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며 “출마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고, 이 총재는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관련 이슈태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