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일가 300억 증여세,
물가 따져 420억 추징해야
강민수 국세청장이 16일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이 완전히 마무리돼야 세무조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강 청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세청이 노태우 비자금 의혹에 따른 탈세 사안을 조사해야 한다는 지적에 "재판이나 수사가 있는 상황에서는 사실관계가 3심에서 확정돼야 (국세청이)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고법은 5월 최 회장-노 관장 이혼 소송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1조3,808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씨의 '300억 원 메모' 등을 근거로 이 돈이 사실상 노 관장의 소유라고 판단했다. 노 전 대통령이 노 관장에게 300억 원을 증여한 만큼 이에 대한 세금을 추징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이 일은 33년 전 일이고 그때 300억 원이 지금의 300억 원이라 할 수 없다"며 "물가상승률을 적용하면 현재 시가로 796억 원이고, 증여세는 440억 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강 청장은 또 노 전 대통령 일가의 편법 상속 의혹에 대해서도 현실적으로 조사가 어렵다는 취지의 답을 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앞서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씨가 2000~2001년 차명으로 농협중앙회에 보험료 210억 원을 납입해 돈을 숨겼지만, 국세청은 2007년 이를 알고도 묵인했다고 주장했다.
강 청장은 "특정 건에 대해서 말씀드릴 수 없다"면서도 "자금 출처 조사 등을 나갔을 때 금융·증빙 자료의 보관 기간을 넘어서면 저희가 손을 댈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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