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카드 뒤 20여 명 참석 사진
"스웨덴 한림원 규탄한다"
김규나 작가 등 '역사왜곡' 주장에
5·18단체 '법적 대응 검토'
작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반발한 일부 우파 시민들이 주한 스웨덴 대사관 앞에서 집회하는 모습이 포착돼 온라인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스웨덴 대사관 앞에서 한강 작가 노벨상 수상 반대 규탄 시위'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서울 중구 주한 스웨덴 대사관 앞에서 20명 정도의 시민이 플래카드를 세우고 시위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도 첨부됐다. 사진을 보면 플래카드에는 "대한민국 역사 왜곡 작가 노벨상, 대한민국 적화 부역 스웨덴 한림원 규탄한다"는 문구가 쓰여 있다. 한림원은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스웨덴 아카데미(Swedish Academy)'의 한국어 명칭이다. 해당 게시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축하는 못할망정 재를 뿌린다" "당신들이 부끄럽다" 등 비판을 쏟아냈다.
사진 속 플래카드 하단에는 6개 단체의 이름이 작게 쓰여 있는데, 모두 강경 우파 성향을 보이는 단체다. 이 중 한 단체의 페이스북 계정이 16일 김규나 작가가 "5·18과 4·3 모두 진압에 성공하지 못했다면 오늘의 자유 대한민국은 없었을 것"이라고 언급한 내용을 캡처한 이미지가 올라와 있다. "한강..이 죽을 때까지 동의하지 않을 진실의 역사를 콕 찝(집)어주신 김규나 작가님 감사합니다"라는 문구도 있다.
5.18재단 등 '폄훼 수위 높아지면 좌시 않겠다'
앞서 김 작가는 지난 13일 본인 페이스북 계정에 한강의 대표작 '소년이 온다' 등을 거론하며 "한강은 대한민국의 탄생과 존립을 부정하는 작가"라고 주장하고 "노벨 심사위원들이 한강을 '역사적 트라우마를 직시한 작가'로 칭찬한 것은 대한민국의 존재를 부정한 셈"이라고 적은 바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 중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도 1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잘못된 역사 왜곡관을 가진 작가가 소설로 받은 노벨상이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무슨 상을 받건 왜곡은 왜곡"이라고 적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5·18 민주화운동 관련 단체 등은 이 같은 움직임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5·18기념재단은 김 작가와 정씨의 발언 등이 논란이 되자 '민주화 운동에 대한 왜곡과 폄훼 발언의 수위가 높아질 경우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도 11일 "이른바 '보수우익'을 자처하는 일부 사람들이 5·18을 폄훼하는 인터넷 댓글을 달고 있다고 한다"면서 "그릇된 사고관을 바꾸지 않으면 대한민국 보수는 영원히 고립만 자초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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