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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변호인’처럼 해명하며 도이치 불기소한 검찰

입력
2024.10.18 00:1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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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가담 의혹 수사 결과가 발표된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검찰기가 걸려 있다. 최주연 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가담 의혹 수사 결과가 발표된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검찰기가 걸려 있다. 최주연 기자

검찰이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한 지 4년 반 만에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했다. 검찰은 김 여사 연루 의혹을 조목조목 부인하는 내용의 수사결과를 언론에 보도참고자료로 배포했다. 내용을 보면 수사기관인지 변호인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

검찰은 어제 주가조작 의혹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김 여사와 모친 최은순씨를 불기소 처분했다고 밝혔다. 수사팀 수시교체, 특혜성 출장조사 논란과 함께 재보선이 끝나자마자 발표할 거라는 예상 그대로였다. 짜인 각본대로라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검찰은 시세조종에 이용된 김 여사 명의 6개 계좌 중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 3개 계좌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무혐의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일임계좌(2개)에 대해선 “시세조종성 주문이 나왔다는 사실만으로 김 여사가 이를 인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증거도 없다”고 했다. 직접운용 계좌(1개)는 “통정매매 주문이 있었고 사전에 권오수 전 회장 연락이 있었을 것 같은 정황이 있다”면서도 역시 범행을 인식해 가담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증거 또한 없다고 결론 내렸다.

김 여사와 같은 전주(錢主)로 항소심에서 유죄선고를 받은 손모씨와 달리 방조 혐의도 물을 수 없다고 했다. 주가관리 사실을 알았다는 진술과 물증이 있고 전문투자자인 손씨와는 다르다는 점을 도표로까지 친절히 설명한다. 11쪽에 달하는 자료는 변호인 의견서라 해도 전혀 어색함이 없을 정도다.

정작 김 여사에게 불리한 정황들은 전혀 담겨 있지 않다. 주식거래로 손실을 본 손씨와 달리 김 여사 모녀는 약 23억 원 차익을 얻었다는 점, 수사가 본격화한 시점 주가조작 핵심 인물과 1주일에 36차례나 전화와 문자를 주고받았다는 점, ‘김 여사만 빠지고 우리만 달리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관련자의 편지 등은 언급되지 않았다. 이러니 수사심의위원회조차 열 수 없었을 것이다.

김 여사에게 면죄부를 준 검찰이 사건이 종결됐다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했다. 수사 대상은 13가지로 불어났다. 65%에 달하던 여론의 특검법 찬성도 더 높아졌을 것이다. 거부권 행사에도 불구, 특검은 이제 시간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특검이 검찰 판단을 뒤집고 이를 법원이 수용한다면, 검찰 역사에 두고두고 치욕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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