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노위 환경부 산하기관 국정감사
SL공사, 일자리 나눠먹기·일감 몰아주기
이용우 의원 "감사원 감사, 중징계해야"
환경부 산하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SL공사)가 환경부와 공사 출신 인사 여러 명이 취업한 특정 '전관 업체'와 15년간 불법 수의계약을 맺고 3,000억 원대 일감 몰아주기를 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수도권 시민의 혈세를 낭비한 공공기관의 대형 계약 비리 사건'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L공사를 상대로 한 질의에서 "공사는 2009년 12월 설립된 그린에너지개발 주식회사와 15년 동안 법적 근거가 없는 수의계약을 11건, 시설 수 기준 수십 건을 체결해왔다"며 "불법 계약에 따른 총 계약금은 3,548억 원, 연평균 236억 원에 이른다"고 질타했다.
그린에너지개발은 SL공사가 지분 27%, 그 외 민간기업이 73%를 가진 사실상 '민간기업'이다. 그런데 역대 사장은 대부분 SL공사 또는 환경부 출신 고위직 인사고, 공사 출신의 재취업자 20명 중 1·2급 고위직도 15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의원이 "전형적인 일자리 나눠먹기, 일감 몰아주기 특혜"라고 지적하자, 송병억 SL공사 사장은 "부정하지 않는다"며 사실관계를 시인했다.
업체 두 곳 이상을 경쟁시키는 입찰 방식과 달리, 수의계약은 한 곳에서만 견적서를 받고 계약하는 방식이다. '경쟁 없는 계약'이다 보니 유착과 비리 발생 가능성이 높아 법령과 규정으로 엄격하게 제한된다. 그런데 SL공사는 2010년 10월 국가계약법시행령상 수의계약 근거 조항이 삭제되고, 2014년부터는 공공기관 입찰 비리 근절 조치에 따라 퇴직자가 임원으로 있는 회사와는 2년 내 계약이 금지됐음에도 수의계약 방식을 이어갔다.
이 의원은 "위탁비는 서울 경기 인천 시민 혈세로 지출되는 것인데 SL공사는 적자도 면치 못하는 마당에 경쟁입찰 대신 불법 수의계약으로 재정 악화를 더 초래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면서 감사원 감사와 형사 고발, 중징계 등의 조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불법 수의계약을 중단하고 공식 사과하라는 이 의원 요구에, 송 사장은 "일단 검토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환경부와 수자원공사가 녹조 제거 효과가 있다고 홍보한 에코로봇 성능이 실상 미미하다며 '과대 포장'이라고 지적했다. 국감장에서 로봇 내 설치된 필터 효과 검증을 직접 시연한 강 의원은 "제대로 된 (녹조 제거 효과 실증) 결과도 없이 비싼 장비를 사놓고 녹조 제거에 만능인 양 홍보하는 것은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태선 민주당 의원은 지구대기측정망의 결측 문제와 관계 기관이 메탄 농도 측정값 오류를 인지하고도 국가 통계에 그대로 공표한 사실을 지적했다. (관련 기사 : [단독] 기후변화 감시 어쩌나... 온실가스 1년 관측치 통째로 날린 '지구대기측정망') 이에 이영석 환경부 기후변화정책관은 수치 오류를 시인하면서 "2023년 대기환경연보에서 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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