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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단일화했다면 접전?… 투표율 저조에 '교육감 직선제'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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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단일화했다면 접전?… 투표율 저조에 '교육감 직선제' 도마

입력
2024.10.1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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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진영, 10년 만의 교육감 탈환 실패
단일화 실패·정부 심판론 등 불리한 영향
23.5% 투표율에 대표성 논란도 불거져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송월길 서울시교육청 강당에서 열린 제23대 서울시교육감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송월길 서울시교육청 강당에서 열린 제23대 서울시교육감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뉴스1

10·16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서 진보 단일후보로 나선 정근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10년 만에 서울시교육감 탈환을 꿈꿨던 보수 진영은 '선거 4연패'의 늪에 빠졌다. 최종 후보 단일화 실패에 따른 표 분산, 윤석열 정부 심판론 등 정파적 대결 구도가 보수 진영 패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교육감 직선제 도입 이래 두 번째로 낮은 20%대 투표율을 기록하면서 서울교육 수요자인 시민들의 총의가 제대로 반영됐다고 보기 힘들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보수 2명 대 진보 1명...4.31%P 격차

조전혁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선거사무소에서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조전혁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선거사무소에서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정 교육감은 이번 선거에서 50.24%의 득표율을 기록해 보수 진영 조전혁 후보(45.93%)를 4.31%포인트 차이로 승리했다. 3명이 출마한 선거에서 윤호상 후보의 득표율은 3.81%다.

선거 결과를 두고 보수 진영에서는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후보와 막판 단일화에 성공했더라면 4%에 가까운 윤 후보의 표가 조 후보에게 몰려 접전 양상이 나타났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조 후보 캠프 관계자는 “막판 윤 후보와 정책 협약이나 연대 등을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한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10여 명이 난립했던 진보 진영이 단일화를 성공하면서 판세가 불리해졌다”고 평가했다.

사전투표가 시작된 11일만 해도 보수 2명, 진보 2명 총 4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하지만 사전투표 이틀째인 12일 진보 진영 최보선 전 서울시의회 교육의원이 정 교육감을 지지하며 사퇴해 보수 2명, 진보 1명의 구도가 형성됐다. 정 교육감도 전날 당선 소감에서 “진보 진영 완전한 단일화라는 유례없는 성과는 전무후무한 쾌거”라며 후보 단일화를 승리의 견인차로 꼽았다.

강남에서 보수 득표율 34.43%P나 앞서

정근식(맨 왼쪽부터) 서울시교육감 당선자가 17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강당에서 열린 제23대 서울시교육감 취임식에서 조희연, 곽노현 전 교육감과 함께 앉아 있다. 정다빈 기자

정근식(맨 왼쪽부터) 서울시교육감 당선자가 17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강당에서 열린 제23대 서울시교육감 취임식에서 조희연, 곽노현 전 교육감과 함께 앉아 있다. 정다빈 기자

교육의 정치적 중립이 강조되는 교육감 선거가 결국 정치적 기류에 좌우됐다는 점도 보수 진영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정 교육감은 선거 기간 내내 역사교육 강화 등 윤석열 정부의 뉴라이트 역사관 논란을 집중 공격했다. 또 정부의 고교 무상교육 예산 삭감과 디지털 교과서 도입 등을 비판하며 정부 심판론을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선거 직전 15일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김 여사와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한 일이 교육감 선거에도 영향을 줬다고 보고 있다.

정치적 성향에 따른 표심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25개 자치구 중 보수 지역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에서는 조 후보가 정 교육감을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강남구는 조 후보의 득표율(66.30%)이 정 교육감(30.87%)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반면 나머지 21개구에서는 정 교육감이 조 후보를 모두 앞섰다. 여론조사업체 한길리서치의 홍형식 소장은 “조 후보가 앞세운 초등 지필평가 부활 등은 보수 지역에서만 선호하는 정책으로 다른 지역에서 공감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교육감 선거가 진영 논리로 가다 보니 지지세력 결집에 따라 결과가 나타난다”고 평가했다.

한 해 예산만 11조 원 '교육 대통령'인데... 투표율 23.5%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17일 오후 서울시교육청 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17일 오후 서울시교육청 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이번 선거는 최종 투표율이 23.5%로 교육감 직선제가 처음 도입된 2008년 선거(15.4%)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돼 교육감 직선제 한계도 지적된다. 서울시교육감은 관내 유·초·중·고 학생 83만6,500여 명과 7만여 명의 교원을 관할하고 한 해 집행하는 예산만 11조 원을 넘어 '교육 대통령'이라고 불릴 정도다. 이런 막중한 자리에 앉을 적임자를 결정하는 선거에 표를 행사한 유권자가 5명 중 1명 남짓한 꼴이라, 당선자의 '대표성'마저 의문시되는 판이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직선제 취지는 좋지만, 학생 수 감소 등으로 유권자 관심이 저조하고 정당 관여가 제한되면서 유세 등 홍보 효과도 떨어진다”며 “학생 등 교육 고관여자들이 투표하고, 정책 토론 등 후보 검증 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선거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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