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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1만2000명 러 파병... 뒷배 믿고 도발 강도 높이나

입력
2024.10.19 00: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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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7일 인민군 제2군단 지휘부를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지휘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남한을 적국이라 부르며 "한국이 주권을 침해하면 물리력을 조건에 구애됨 없이, 거침없이 사용하겠다"고 위협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7일 인민군 제2군단 지휘부를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지휘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남한을 적국이라 부르며 "한국이 주권을 침해하면 물리력을 조건에 구애됨 없이, 거침없이 사용하겠다"고 위협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국제사회가 우려해온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정부가 공식 확인했다. 국가정보원은 어제 북한이 특수부대 등 4개 여단 1만2,000명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러시아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선발대 1,500명은 이미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해 적응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군사물자 지원을 넘어선 대규모 지상군 파병은 국제사회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우크라이나 전쟁 판도가 바뀌는 것은 물론 한반도 안정까지 한층 위협받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긴급 안보회의를 주재하고 "상황을 좌시하지 않고 국제사회와 공동으로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예상을 뛰어넘는 병력 파견으로 북러 관계는 군사동맹 수준으로 더 밀착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병력 부족에 시달리는 러시아로선 북한 파병 결정이 천군만마를 얻은 것과 같다. 북러가 6월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대한 조약’도 최근 러시아 의회에서 비준 절차에 돌입했다.

클 수밖에 없는 반대급부로 북한은 막대한 외화 획득, 군의 실전 경험은 물론 첨단 핵 미사일 기술을 전수받을 기회까지 커졌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까지 뒤흔드는 위협인 이유다. 러시아가 평양 상공 무인기에 대해 “북한에 대한 주권 침해이자 내정간섭”이라며 우리 정부를 일방적으로 비판하고 나선 것도 이런 맥락이다.

때맞춰 북한은 러시아 뒷배를 믿고 도발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남한을 '동족이 아닌 철저한 적국’으로 지칭하고, 남북 연결도로 폭파는 ”물리력이 거침없이 사용될 수 있음을 알리는 마지막 선고”라고 위협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서울’이란 문구가 보이는 지도를 펴놓고 인민군 제2군단 지휘부에 지시를 내리는 장면도 전했다.

심상치 않은 최근의 북한 행보는 '잘못된 판단'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하고 있다. 한미 동맹을 강화하면서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러시아 군사지원을 막기 위한 노력을 다하는 게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점점 공고해지는 북러 관계에 비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한러 관계도 방치해선 안 될 것이다. 1980년대 후반 북방외교로 우리 외교의 지평을 넓혔던 지혜가 다시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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