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행사는 사용료 등 징수하면서
정작 유료 행사는 징수 안 하기도
한병도 "공감할 수 있는 원칙 세워야"
서울시가 무료로 진행된 그룹 방탄소년단(BTS) 10주년 행사에 한강공원 장소 사용료를 받았지만, 정작 유료 행사인 서울세계불꽃축제에 사용료를 면제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가 명확한 기준 없이 공적 자산인 한강공원에 대한 사용료 면제 권한을 남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시가 18일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서울시 후원 행사 중 한강공원 승인 행사 및 사용료'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해 BTS 결성 10주년을 맞이해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BTS 10주년 FESTA' 행사에 대해 사용료 742만 원을 받았다.
한강공원을 대규모로 빌리기 위해서는 사용료를 내는 게 원칙이지만, 서울시가 후원한 행사는 사용료가 면제된다. 서울시 명예관광 홍보대사를 지낸 BTS 행사는 서울시 후원대상에 포함됐지만, 서울시는 "홍보성·상업적 행사임을 고려했다"며 사용료를 부과했다. 해당 행사는 BTS 멤버 RM이 팬들과 소통하는 코너와 함께 불꽃축제 등이 진행됐지만, 모두 무료였다.
반면 올해부터 일부 유료화를 선언한 2024년 서울세계불꽃축제에 대한 사용료는 면제됐다. 한화가 판매한 유료 좌석 가격은 1인당 16만5,000원이다. 하지만 서울시의원 13명이 VIP로 초청돼 청탁금지법 위반 논란이 일었다.
서울시는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유료로 판매한 입장권 수익도 징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강공원 이용 조례 시행규칙'은 입장권을 발매하는 상업성 행사의 경우 입장권 수입의 10%를 징수한다고 적시돼 있지만, 적용되지 않은 것이다. 결국 서울시는 사용료(978만 원)뿐 아니라 입장료 수익의 10%(4,125만 원 추정)도 면제해준 셈이다. 한국일보 기사를 통해 이 같은 지적이 제기되자 "입장료의 10%를 징수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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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권 수익 문제는 최근 늘고 있는 마라톤 행사에서도 논란이다. 서울시는 마라톤 행사에 대해 "상업성 행사의 성격이 일부 인정된다"며 사용료를 징수하고 있다. 하지만 입장권 수익에 대해선 "상업성 행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받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마라톤은 시행규칙에 적시된 상업행사의 예시인 '콘서트, 전시회 및 기타 공연 등'에 해당하지 않아 입장권 수익을 징수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모든 시민의 자산인 한강공원에 대한 사용료 등이 별다른 기준 없이 면제·징수되는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며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한강공원 사용료에 대한 명확한 원칙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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