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회장 중도 퇴임 후 19대 회장 중임
생산인력·사회질서 유지 위한 노인 기준 상향
"노인 처우 개선, 사회발전 위해 노력하겠다"
4년 만에 대한노인회장으로 돌아온 이중근(83) 부영그룹 회장이 현행 만 65세인 노인 연령 기준을 75세로 올리자고 제안했다. 심각한 저출생·고령화 속에 노인인구를 적정하게 관리해 생산인구 감소를 막자는 취지다.
이 회장은 21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19대 노인회장 취임식에서 "노인인구가 현재 1,000만 명에서 2050년에는 2,000만 명이 되는데, 20세 이하 1,000만 명을 제외하고 남은 (생산인구) 2,000만 명이 노인복지에 치중하면 생산인구가 없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노인 연령을 매년 1년씩 75세로 높여 2050년에 노인인구가 1,200만 명 정도가 되도록 대한노인회 명의로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최근 각계에서 논의되는 정년 연장과 접목한 구상도 제시했다. 국가에서 정년 연장 제도 도입 시 65세부터 10년을 생산 잔류기간으로 두고 첫해(65세)는 정년 피크임금의 40%를 받고 75세에는 20% 정도를 받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 회장은 "정부가 노인 예산으로 30조∼40조 원을 쓰는데 이를 직접비로 사용하면 10년간 무리 없이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 (부영) 직원들도 10년간 더 보장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올해 2월 부영 직원들에게 자녀당 현금 1억 원을 주는 파격적인 저출생 대책을 도입해 화제를 모았다. 출산 장려에 이어 노인 연령 상향까지 제안한 이유로는 '사회질서 유지'를 강조했다. 이 회장은 "법적으로는 65세지만 그 나이대에 자신이 노인이라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노인이 2,000만 명으로 늘어나면 헌법에 명시된 사회질서가 깨진다"고 말했다.
노인 연령 상향과 함께 이 회장은 살던 집에서 생을 마무리하는 '재가(在家) 임종제도' 추진 의지도 피력했다. 그는 "요양원에 가고 싶은 경우도 있겠지만 근래에는 '보내지는' 노인도 많다"면서 "요양원에 사용되는 예산으로 재가 간병인 지원을 병행하면 집에서 사랑하는 가족의 손을 잡고 임종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2017년 17대 대한노인회장에 취임했지만 회삿돈 사용 문제로 2020년 8월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아 임기 4년을 채우지 못했다. 지난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돼 3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고, 올해 8월 다시 노인회장으로 선출됐다. 이 회장은 취임식에 앞서 진행한 기자 간담회에서 "3년 정도 노인회장을 하다 제가 잘 못해 물러났다"며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노인 처우 개선과 노인을 위한 정책을 개발해 대한노인회가 국가와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단체로 모양을 갖추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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