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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될라”… 할리우드도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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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될라”… 할리우드도 긴장

입력
2024.10.22 18:0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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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도널드 트럼프의 젊은 시절을 극화한 영화 '어프렌티스'는 미국에서 배급사를 못 찾다가 최근 겨우 개봉했다. 주요 배급사들이 트럼프의 보복을 두려워했다는 말이 나온다. 누리픽쳐스 제공

도널드 트럼프의 젊은 시절을 극화한 영화 '어프렌티스'는 미국에서 배급사를 못 찾다가 최근 겨우 개봉했다. 주요 배급사들이 트럼프의 보복을 두려워했다는 말이 나온다. 누리픽쳐스 제공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할리우드와 사이가 유난히 좋지 않다. 할리우드가 전통적으로 민주당 텃밭이라는 점을 고려해도 말이다. 트럼프가 2016년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부터 양쪽은 가시 돋친 말들을 주고받았다. 배우 로버트 드니로는 “트럼프 얼굴에 주먹을 날려버리고 싶다”는 말을 서슴지 않고 했다. 트럼프도 만만치 않았다. 배우 조지 클루니가 “기회주의자이며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비판하자 “클루니는 캐리 그랜트(처럼 대배우)가 아니다”라고 반격했다.

□ 트럼프는 2020년 재선에 실패했으나 11월 5일 치러질 대선에서 다시 집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반(反)트럼프 할리우드 인사들로서는 다시 꾸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악몽에 시달릴 수 있게 됐다. 지난 17일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트럼프가 재집권했을 때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환경문제가 다시 대두되리라는 우려가 할리우드에서 나온다.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있기도 하다.

□ 트럼프와 각축 중인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쪽에 인맥이 넓다.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와 비욘세가 공개 지지하는 등 이전 민주당 대선 후보보다 더 열렬한 응원을 받고 있다.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할리우드 등에 어떤 보복을 가할지 모른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트럼프는 다시 백악관에 들어가면 자신에게 비판적인 보도를 한 지상파 방송 CBS와 ABC의 방송 면허를 박탈하겠다고 이미 공언했다. 또 다른 지상파 방송 NBC를 보유한 컴캐스트를 수사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 CBS는 할리우드 스튜디오 파라마운트의 관계사이고, ABC는 월트디즈니컴퍼니 자회사다. NBC는 유니버설픽처스와 관련 있다. 언뜻 보면 할리우드와 무관한 듯하나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트럼프의 협박이 할리우드로선 허언으로 들리지 않을 듯하다. 할리우드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친기업 정책에 따른 기업 감세에 대한 기대가 나오고 있기도 하다. 새로운 ‘트럼프 시대’에 바짝 긴장하면서 대비하는 할리우드의 모습에서 미 대선의 풍향계가 읽힌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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